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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딸 학점 0.11 → 2.27 → 3.30, 학칙 바뀐 뒤 벼락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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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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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이화여대 ECC 건물 곳곳에 최경희 총장 사퇴 요구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학점 취득 특혜 의혹 등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붙어 있다. [사진 우상조 기자]

이화여대가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 딸 정유라(20)씨의 입학과 학점 취득 특혜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새 의혹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학생들은 교내에 대자보를 붙여 가며 최경희(54) 총장과 이 의혹과 관련된 교수들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학교 측 “학칙 변경한 건 맞지만
정씨를 위한 특혜는 아니었다”
학생·교수들은 “의혹 해소 안 돼”
교육부 “이대 측 자료 받아 확인 중”
교수들 오늘 총장 해임 촉구 집회

이화여대가 18일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정씨 수강 내역 및 학적 자료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1학기에 6개 과목을 수강했다. 그중 전공선택으로 수강한 ‘퍼스널트레이닝’과 ‘글로벌체육봉사’ 수업에 정씨가 출석을 거의 하지 않고도 C학점과 C+학점을 받았다. 이 학기 정씨의 평점은 2.27점이었다. 또 정씨는 올해 여름방학 계절학기로 일반선택 과목인 ‘기초의류학1’과 ‘글로벌 융합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등 4학점을 수강했는데 이전 학기보다 더 높은 평점인 3.30을 받았다. 그전 학기까지만 해도 정씨의 평균 평점은 0.11점이었다. 지난 1학기가 진행 중이던 4월에 최씨가 이화여대를 방문해 정씨가 속한 김모 당시 건강과학대 학장과 이모 체육과학부장, 함모 지도교수 등을 면담했다. 그로부터 두 달 뒤인 지난 6월 이 학교는 체육특기자 학생이 국제대회·연수·훈련 등에 참가한 경우 출석을 인정하도록 학칙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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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정씨가 입시를 치를 당시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 종목을 신설하고, 서류 마감 후 정씨가 받은 아시안게임 입상 실적을 입시에 반영하고, 입학 후 학칙을 변경한 것에 대해 학교 측은 17일 설명회에서 “그렇게 결정한 건 맞지만 정씨를 위한 특혜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정씨의 비속어와 맞춤법 오류투성이의 리포트에도 성적을 준 데 대해선 “체육특기자 학사관리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만 답변했다. 이화여대 교수협의회는 19일 예정대로 최 총장 해임 촉구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화여대의 특혜 의혹에 대해 학교 측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18일에도 이화여대 내 곳곳에 대자보가 붙었다. 이모 의류산업학과 교수 사무실 문에는 ‘우리 교수님이 이럴 리 없다’는 글귀가 적힌 A4용지가 붙어 있었다. 이 교수는 정씨가 올해 여름 계절학기 수업으로 들은 ‘글로벌 융합문화 체험 및 디자인 연구’ 담당 교수였다. 학생들은 정씨가 실습에 참여하지 않고도 학점을 땄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최씨 모녀가 독일에 스포츠마케팅 회사를 만들어 K스포츠재단의 집중 지원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K스포츠재단이 삼성에 80억원대의 투자를 제안했는데 해당 사업의 주관사는 최씨 모녀가 100% 지분을 보유한 독일의 비덱이라는 업체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덱의 자금 출처를 확인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에 대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춘석 더민주 의원은 “최씨 모녀의 독일 페이퍼컴퍼니(비덱) 설립 의혹과 이 회사에 K스포츠·미르재단 돈이 흘러갔다는 의혹을 검찰이 확인하지 않는다면 (검찰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글=홍상지·윤재영 기자 hongsam@joongang.co.kr
사진=우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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