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타이어 R&D 기지, 한국타이어 ‘테크노 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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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준공한 한국타이어 중앙연구소 ‘테크노 돔’의 전경. [사진 한국타이어]

겉으로 보기엔 ‘돔 야구장’ 같은 건물에 들어섰다. 하얀색 배경에 사방으로 탁 트인 창 덕분에 눈이 시원했다. 건물 로비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거대한 쇼핑몰처럼 보이기도 했다.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양 옆으로 펼쳐진 연구실에서 타이어를 붙잡고 연구에 한창인 연구진을 지나치면서 비로소 이 곳이 한국타이어 연구개발(R&D) 센터란 사실이 실감났다.

2700억 투자, 2년 만에 대덕에 완공
창의성 자극과 유기적 협력에 방점
애플 사옥 디자이너가 설계 맡아

한국타이어 신축 중앙연구소 ‘테크노 돔’ 이 18일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준공했다. 2014년 6월 착공한 지 2년여 만이다. 준공까지 2664억원을 투자했다. 한국·미국·독일·중국·일본에 건설한 한국타이어연구개발(R&D)센터의 ‘심장’이다. 조현범(44) 사장은 준공식에서 “테크노 돔은 미래형 타이어 R&D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연구소 준공을 계기로 글로벌 톱 타이어 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애플 사옥을 디자인한 노먼 포스터가 설계했다. 연면적 9만6328㎡(약 2만9000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다. ‘아레나’라고 부르는 광장을 둘러싼 10개 연구동에 지붕을 얹은 돔 형태다. 김형남 한국타이어 연구개발본부장(부사장)은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진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테슬라 모델3 같은 차량에 고성능 타이어를 공급한다. 최근엔 공기를 넣지 않고 달리는 타이어, 도로 상황에 따라 색깔·모양을 바꾸는 타이어 등 혁신 제품 개발에 한창이다. 90여개 연구실엔 가상 테스트 측정 값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드라이빙 시뮬레이터’ 같은 첨단 설비를 구축했다. 김 부사장은 “매출의 2.3%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750명 규모 연구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기술도 적용했다. 재활용 건축 자재로 지었고, 빗물·지열·태양열을 활용해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했다. 김 부사장은 “국내 R&D 센터 중 유일하게 글로벌 친환경 건축물 인증인 ‘리드(LEED)’ 골드 인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기숙사와 카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한 영화 감상 라운지, 직원 어린이집과 피트니스 센터는 물론 한의원과 심리 치료실까지 마련했다. 한국타이어는 전 세계 180여개국에 타이어를 판매한다. 지난해 매출 6조4460억원, 영업이익 8840억원을 기록했다.

대전=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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