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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20년까지 핵무기 추가 79개 제조 가능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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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월14일자 1면에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평양에서 열린 행사를 소개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2020년 말까지 최대 79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의 핵물질 보유량을 고려해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이 추론한 결과다. 이 본부장은 18일 오후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외교안보분과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북한 비핵화 관철 및 통일외교 추진 전략’ 공개세미나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현재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Pu)은 최대 50㎏, 고농축우라늄(HEU)은 300㎏ 내외다. 이 본부장은 이에 근거해 “북한은 연간 4~8개 소형 핵무기 제조가 가능하다”며 “2020년 말까지 추가로 최대 79개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4~5차 핵실험에서 핵능력의 소형화와 고도화에 진전을 이룬 북한이 2020년경엔 핵무기를 최소 20기에서 많게는 100기까지 보유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회의 창이 닫히기 전에 실질적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의 핵 개발은 장기적으로는 비합리적이지만 북한 정권으로 볼 때는 단기적으로는 합리적 선택이라고도 진단하며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그는 “북한 정권은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단기적으로는 군사비 지출 효율을 높이고 북한 주민 자존감을 높이는데다 충성 유도에도 효율적인 핵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핵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서 “북한이 장기적 목표를 갖고 의사결정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외교 전략과 관련 ‘외교안보 환경의 변화와 통일외교 추진 전략’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이화여대 박인휘 국제학부 교수는 “북한은 이제 1~2회 정도 추가 핵실험을 한 뒤 핵실험 중지 선언을 할 것”이라며 “이어질 북한의 평화공세에도 준비하는 통일외교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 교수는 또 “통일외교가 북핵문제에 연동되면 위기관리에만 급급하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북한의 핵 전략이 우리 통일외교를 지배하는 중심변수가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일외교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 박 교수는 “정치적 민감성이 떨어지고 북한의 거부감을 초소화하는 관여자를 발굴해서 미ㆍ중뿐 아니라 EUㆍ아세안(ASEAN) 등 다양한 조력자를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영선 통준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장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 위한 미중간의 접점은 한국이 노력해서 찾아야 한다”며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비핵화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제적 역량과 국내의 역량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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