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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우호와 친선의 장 '고향의 집 도쿄' 내달 개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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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에 재일동포 입주 중심의 노인 요양시설이 처음으로 들어섰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마음의 가족’(이사장 윤기)은 17일 도쿄 고토(江東)구 시오하마(鹽濱)에서 각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노인 홈 ‘고향의 집 도쿄’ 준공식을 가졌다.

부지 면적 2334㎡에 지상 5층의 이 시설은 148명이 입주할 수 있으며 다음달 1일 문을 연다. 일본 내 시설이지만 아침과 저녁 식사에 김치와 우메보시(매실장아찌)가 함께 나온다.

1층은 200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같이할 수 있는 지역 교류 공간으로 꾸며졌다. 마음의 가족이 세운 고향의 집은 사카이(堺)ㆍ오사카(大阪)ㆍ고베(神戶)ㆍ교토(京都)시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일본의 복지 시스템에 민족의 시점을 합친 다문화 공생의 복지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재일동포 입주자들에겐 단순한 안식처를 넘어 조국에 대한 향수를 달래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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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집은 윤기(74) 이사장이 1984년 도쿄에서 재일동포 고령자들의 고독사를 접하고 양로원 건설을 주창하면서 결실을 맺었다.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린 일본인 윤학자 여사(1912~68ㆍ일본명 다우치 지즈코)의 장남인 윤 이사장의 호소로 각계의 온정이 쏟아져 88년 마음의 가족이 설립됐다. 이듬해엔 사카이시 고향의 집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윤 이사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30여년간 노인 홈 만들기에 매진해오면서 마침내 도쿄를 향한 꿈의 일부가 이뤄졌지만 재일동포에게 충분한 시설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고향의 집 도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5개의 고향의 집을 더 세울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준공식에는 한국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이수성 전 총리, 유재건 한국 유스호스텔연맹 총재 등이, 일본에서 하라다 겐지(原田憲治) 총무성 부장관,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 관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이희호 여사는 축사에서 “‘고향의 집 도쿄‘가 두 나라 어르신들이 우호와 친선을 통해 아픈 역사를 치유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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