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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기쁨 대전 위아자] 섬마을에 음악회 열고, 계족산엔 황톳길 조성 …‘에코 힐링’나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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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0일 오후. 서해바다로 해가 질 무렵 충남 보령시 원산도 오봉산해수욕장에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졌다. 대전·충남 향토기업인 ㈜맥키스컴퍼니가 운영하는 맥키스오페라단이 공연을 시작했다. 노을을 배경으로 1시간30분 가량 진행된 공연을 지켜보던 섬 주민과 피서객들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환호했다. 귀에 익은 노래가 나올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따라 부르기도 했다. 맥키스컴퍼니는 지난 여름 외연도를 시작으로 원산도까지 보령지역 5개 섬을 순회하며 ‘섬마을 힐링 음악회’를 개최했다. 매년 100여 차례 공연을 열지만 섬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화 혜택에서 소외된 섬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한다. 무대와 음향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선 운송수단이 없어 단원들이 직접 무거운 짐을 날랐지만 누구도 불평하지 않았다.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맥키스컴퍼니 조웅래(사진) 회장은 “공연이 끝나고 몇 번씩이나 고맙다고 인사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먼 길을 달려온 보람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문화공연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가 음악회를 열겠다”고 말했다.

매년 4~10월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 대전시 계족산 기슭에서는 클래식 음악회가 펼쳐진다. 숲 속에서 열리는 보기 드문 음악회로 계족산을 찾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조웅래 회장이 숲 속 음악회를 하게 된 것은 마라톤과 관계가 깊다. 그는 2006년 계족산 14.5㎞에 황토를 깔아 누구든지 맨발로 걷고 달릴 수 있도록 했다. 그 해부터 해마다 5월 맨발 마라톤 대회를 열고 있다. 마라톤은 자연과 치유를 뜻하는 ‘에코 힐링’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황톳길에는 그의 나눔과 기부철학이 담겨 있다. 경남 함안 출신인 조 회장은 2004년 주류업체인 선양을 인수하면서 대전에 정착했다. 천변과 등산로를 누비던 그는 계족산 길을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계족산 황톳길은 한국 관광 100선, 5월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등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월 1일 대전에서는 이색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영하의 추운 날씨 속에서 알몸으로 뛰는 행사로 맥키스컴퍼니가 개최했다.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참가자는 오전 11시11분11초에 울린 총성과 함께 엑스포다리를 출발, 갑천을 따라 7㎞를 완주했다. 내년에도 1월 1일 오전 11시11분11초에 맨몸 마라톤대회가 개최된다.

마라톤 마니아인 조 회장은 국내 대회는 물론 뉴욕·보스턴·도쿄에서 열린 국제대회에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조웅래 회장은 “소비자들의 도움으로 회사를 운영하는데 기업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자원의 소중함을 알리고 나눔문화를 확산하는 컨셉트가 위아자와 어울린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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