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주거시설 개발…2030년대엔 유인 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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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CNN 특별 기고문에서 “민·관 협력을 통해 우주 주거 시설을 개발하고 2030년대까지 우주인을 화성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에도 2030년대까지 유인 화성 탐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그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 대통령은 우주 개발 분야에서 정부의 독점을 끝내고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개시하는 업적을 남겼다”고 평했다.

오바마 “민간과 지속 협업 필요”

오바마 대통령은 기고문에서 “5년 전만 해도 민간 기업들은 우주 개발 시장에서 제외돼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 전역의 1000여 개 민간 우주 기업이 세계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인류를 화성에 보내려면 이들 기업과의 지속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민간 기업이 함께 화성에서 장기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우주 주거 시설을 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 주거 시설은 영화 ‘마션’에서 묘사됐던 것처럼 다른 행성의 표면 또는 궤도 위에서 장기간 숙식이 가능한 거주 공간을 뜻한다. 지구와 화성 간 여행은 두 행성이 공전 궤도 상에서 가장 가까워졌을 때에만 가능한데, 일단 화성에 도착하고 나면 다음 여행 가능 시기까지는 최소 2년 반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지구에서 화성까지 이동하는 데는 최소 200일이 걸리며 비용도 1인당 100억 달러(11조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유인 화성 탐사가 가능하려면 우주인들이 우주에서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시설이 필수적이다.

미국 정부와 NASA도 이날 민간 기업의 우주 주거 시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존 홀드렌 백악관 수석 과학 고문과 찰스 볼든 NASA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의 기고문 발표 직후 공동성명을 내고 “오는 가을부터 민간 기업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자체 제작한 시설물을 결합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민간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와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런 머스크는 2025년까지 화성에 인간 식민지를 건설하고 인간이 우주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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