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노트7 단종시킨 삼성, 영업익 2조6000억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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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7 단종(斷種) 여파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조6000억원 증발했다.

3분기 5조2000억으로 정정
예상되는 손실 모두 반영

삼성전자는 12일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기존 7조8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정정 공시했다. 지난 7일 공시 때 49조원이라고 밝혔던 매출액 잠정치도 47조원으로 낮췄다. 갤럭시S7이 ‘대박’이 난 2분기에 비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7%와 36.2%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정정 공시를 낸 건 유가증권시장 공시 규정이 ‘잠정치 실적에 변동이 발생하면 즉시 공시를 하고 회계에 반영’하도록 정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현재 추정되는 단종에 따른 직접 비용 2조6000억원을 전부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를 감안하면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손실은 3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7일 잠정치 공시 때 이미 1차 교환·환불(120만 대)에 따른 비용 1조원(시장 추정치)이 반영됐는데 이번에 단종으로 인한 회수(300만 대) 비용이 추가 계상되면서 손실이 2조6000억원 추가로 반영됐다. 삼성전자 측은 “정확히 밝힐 수는 없으나 이미 만들어 놓은 물건들도 원가만큼 사라지고, 회수하는 데도 물류비용과 인건비가 들어간다. 또 회수 과정에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1인당 약 3만원씩 지원하는 마케팅 비용도 모두 손실로 처리하면서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직접 손실 비용은 3분기 정정 공시에 모두 포함됐다. 지난 1일(4분기) 판매를 재개한 이후, 노트7이 하루 1만 대 이상 팔려나갔지만 이 수량도 3분기 회계로 처리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개 이후 판매된 수량은 이동통신사들이 확보하고 있던 제품들이라 삼성전자의 회계상에는 이미 3분기에 매출과 이익으로 잡혀 있었기 때문에 함께 손실 처리된다”고 설명했다.

10월(4분기) 들어 전량 회수를 시행하지만 매출과 손익을 3분기 회계로 처리하는 데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9월(3분기)에 일어난 이익과 매출이 원천 무효가 되므로 3분기 실적에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잠정치는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공개되고, 분야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IM(IT·모바일) 부문이 적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65% 하락한 153만5000원을 기록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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