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 “법대로”…새누리 “정세균 방지법 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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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오른쪽)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날 행사장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군의 날 행사장에서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채 성과없이 돌아섰다. 얼어붙은 정국을 풀 열쇠를 쥔 두 사람의 반목이 계속되면서 국정감사 등 정국 정상화도 안갯속에 빠졌다.

1일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계룡대 행사 이후 오찬장에서 정 의장과 정 원내대표가 만났지만 의미 있는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등 야당 고위 관계자들도 대화에 참여했으나 막힌 정국을 돌파할 만한 성과는 없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새누리당이 정 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것과 관련, 민 원내대변인은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사과하면 유감 표명을 하겠다는 생각인 것 같은데 그건 새누리당의 기류를 잘못 읽은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한 정 의장의 입장도 완강하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따르면 정 의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법적으로 헌법재판소에도, 또 서울중앙지검에도 나를 고소했으니까 법적으로 하겠다”며 새누리당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정 의장은 특히 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복귀를 하지 않으면 3일로 예정된 믹타(MIKTAㆍ5개 중견국 협의체) 국회의장 회의 참석을 위한 해외순방에 오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한다.

정 의장과 거리를 둔 새누리당은 또 다른 ‘법적 절차’에 나설 태세다. 정 원내대표는 “이런 일이 반복돼선 안된다”면서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담보하고 확립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회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야당에 얘기했다”고 전했다. 국회 의사진행과 관련된 ‘정세균 방지법’을 발의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같은 새누리당 방침에 대해 정 의장은 “여야 간에 논의를 해서 결론을 내면 따르겠다”고 밝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지난달 23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국정감사를 거부하는 등 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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