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중국을 G2로 세운 개혁·개방…덩샤오핑 리더십 16년의 기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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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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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1·2·3
조영남 지음, 민음사
각 권 560쪽·368쪽·
440쪽, 각 권 2만5000원·
2만2000원·2만3000원

21세기 G2 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그 배경엔 30여 년간 추진해온 개혁개방 정책의 성공이 놓여 있다.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실패한 개혁개방을 중국은 어떻게 성공했을까.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붙들고 있던 문제다. 그 결과물이 ‘덩샤오핑의 중국’이란 제목 아래 세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정치학자로서 저자는 중국 개혁개방의 성공 요인을 세 가지로 추려냈다. 첫째는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하는 강력하고 통찰력 있는 정치 리더십의 형성이다. 둘째는 효과적인 정치제도의 수립과 유능한 당정간부의 충원이다. 셋째는 적절하고 실현가능한 개혁 전략과 정책의 선택이다.

1978년부터 덩샤오핑 지휘 아래 진행된 개혁개방은 1949년 마오쩌둥 주도 아래 태어난 중국을 재구성하는 작업이었다. 정치적 사회주의는 유지한 채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 책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1976년부터 1992년 중국 공산당 14차 당대회까지 덩샤오핑이 주도한 시기를 세 단계로 나눠 보여준다. 이론적 설명보다 역사적 사례를 서술하는 방식을 택했다. ‘정치적 제도화’를 중시한 점이 눈에 띈다.

1권 ‘개혁과 개방’은 4인방 체포 이후 통치 엘리트들의 합의와 국민의 지지 속에 개혁개방이 시작되는 과정을 다룬다. 2권 ‘파벌과 투쟁’은 정치 엘리트들이 개혁파와 보수파로 나뉘어 갈등하는 가운데 개혁파의 선봉장 후야오방이 실각하며 개혁개방이 위기를 맞는 과정을 조명한다. 3권 ‘톈안먼 사건’은 1989년 민주화운동 이후 보수파가 득세한 가운데 1992년 덩샤오핑이 88세의 노구를 이끌고 ‘남순강화(南巡講話)’에 나선 대목이 다.

세 가지 성공 요인은 중국 개혁개방뿐 아니라 모든 ‘성공한 역사’의 필요충분조건이다. 통찰력과 추진력을 갖춘 리더십, 시대정신을 반영한 개혁 전략과 정책은 영원한 황금률인 것이다. 21세기 한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이 부족한지 되새겨보게 된다.

배영대 문화선임기자 balan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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