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난 中어선 선원들 입항…화재 원인 본격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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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전남 신안군 홍도 인근 해상에서 한국 해경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중 섬광폭음탄을 맞은 중국 어선에서 불이 나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 목포해경]

불법조업 중 검문을 피해 달아나던 중 선체에 불이 나 선원 3명이 숨진 중국어선 화재 사고에 대해 해경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는 30일 "102t급 중국 어선 S호에서 구조된 중국인 선원들을 상대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S호는 지난 29일 오전 9시45분쯤 신안군 홍도 남서쪽 해상에서 불이 났다. 전체 선원 17명 중 14명은 구조됐으나 3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해경이 3차례 이상 정선 명령을 거부한 채 달아나던 S호에 섬광폭음탄 3발을 투척한 직후 화재가 발생했다.

구조된 선원 14명을 태운 목포해경 3009함은 밤샘 항해 후 30일 0시쯤 목포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인근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해경은 이날 오전 선원들을 목포해양경비안전서로 데려가 조사를 시작했다. 또 사망자들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 경위를 가리기로 했다.

불이 난 S호는 예인돼 목포로 향하고 있다. 당초 30일 오전 10시쯤 도착 예정이었지만 비 등 기상 악화로 오후 4시 이후에나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해경은 섬광폭음탄이 화재 원인이었는지 가리기 위해 S호에 대한 감식도 벌인다.

앞서 지난 29일 오후 주광주 중국총영사관 관계자들은 목포해양경비안전서를 방문해 정확한 조사를 당부했다.

해경 관계자는 "S호가 무허가로 우리측 EEZ(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조업한 혐의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중국 측에 알렸다"며 "원론적인 수준에서 '잘 조사해달라'는 얘기만 있었을 뿐 별다른 항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목포=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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