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단 「태촌파」의 청부폭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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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천 뉴송도 호텔사장 황익수씨(53)의 피습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5일 이 사건이 호텔운영을 둘러싼 채권 채무 관계에서 빚어진 조직폭력배 태촌파의 청부범행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두목 김태촌씨(34)를 소환키로 하는 한편 태촌파의 칼잡이 윤정환(31)· 손하성(35)씨등 2명을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경찰은 특히 수배된 칼잡이 윤·손씨가 사건직전 황씨를 찾아가 현직 고등검찰관 P씨(51) 에 대한 빚을 빨리 갚도록 여러차례 협박해 왔으며 두목 김씨도 P씨가 황씨를 만나 빚독촉을 할때에는 거의 함께 나타났으며 5월 초순에는 김씨가 직접 황씨에게 전화를 걸어 『P씨에게 빨리 돈을 갚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있다.
경찰은 이사건의 전모를 밝히기위해 인천경찰서 수사팀 외에 경기도경 강력계 형사 14명으로 전담반을 편성, 본격수사에 나섰다.
◇호텔 경영=뉴송도 호텔은 인천도시관광(주) 소유로 83년말 P씨가 나모씨 명의로 1억2천만원에 임대키로 하고 5천만원만 지불한채 경영권을 넘겨 받았다.
호텔경영이 여의치 않아 P씨가 광주S국교 동창인 황씨에게 맡아주도록 부탁하자 황씨는 1억2천만원중 P씨가 갚지 못한 7천만원을 투자하고 P씨의 투자분 5천만원은 경영이 본궤도에 오르면 갚기로 하고 경영권을 인수했다.
◇채무관계=호텔이 계속 적자가 나 황씨가 5천만원을 갚지 못하자 P씨는 황씨에게 『나에게 빚이 있는 것처럼 하면 아는 사람에게 호텔경영권을 넘기기 쉽다』며 약속어음을 써주도록 요구했다.
이때문에 황씨는 발행일 5월9일·지급일 6월30일자 7천만원짜리와 같은 발행일의 9월30일 지급일자의 8천만원짜리등 액면가 1억5천만원인 두장의 약속어음을 P씨 앞으로 써주고 공증했다.
당시 약속은 제3자에게 1억5천만원에 호텔경영권을 넘기고 P씨가 투자한 5천만원을 받고 황씨가 1억원을 받기로 했다는것.
그러나 그후 약속어음을 근거로 P씨의 빚독촉이 심해지자 황씨는 「속았다」고 생각하고 6월초 상급수사기관에 P씨에 대한 진정서를 냈다.
◇협박=진상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태촌파 조직폭력배 7∼8명이 뉴송도 호텔에 상주하다시피하며 진정을 취하토록 요구했다.
협박에 견디지 못한 황씨는 한달만에 잔정을 취하했으나 『결백을 입증하려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다시 진술하라』 는 요구를 해 황씨가 이를 거절했다.
특히 피습 전날인 지난달 25일밤에는 김태촌씨가 직접 전화를 걸어 돈읕 빨리 갚도록 협박하기도 했다는 것.
◇태촌파=75년초 서울의 주먹계를 천하통일한 호남파의 일원.
상경한 김태촌씨가 75년말 호남파에서의 내분으로 분리돼 나오면서 오기준씨를 두목으로 광주 서방파를 조직했다.
김씨는 76년 서울시민회관에서 열린 신민당 전당대회에서 각목을 휘두르는등 정치인과 손을 잡기도 하며 호남파의 또다른 계파인 광주0B파와 주도권 쟁탈전을 벌여 서방파의 두목 오씨가 구속되자 새보스로 등장했다.
김씨는 76년 광주충장로 대낮 편싸움으로 구속된데다 80년에는 채권채무관계의 해결사 노릇을 하다 납치해 린치했던 채무자가 숨지는 바람에 다시 구속돼 조직이 와해위기에 놓였으나 금년 1월 출소후 조직을 다시 구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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