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엔지니어링, 매각 앞두고 600명 구조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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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악의 수주 한파를 지나고 있는 건설·엔지니어링 업계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경제 침체가 계속되고 있고 저유가가 장기화하면서 신규 플랜트 사업이 끊긴 상황에서 언제 회복될지 기약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4년 전만해도 몸값이 높았던 해외플랜트 인력이 대거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건설·엔지니어링 업계 수주 한파
포스코건설, 500여명 축소안 확정
현대·대림도 연내 조직개편 검토

2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자회사인 포스코 엔지니어링 매각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각종 산업 플랜트 등을 시공하는 업체인 포스코 엔지니어링이 매각에 앞서 다음달 4일부터 희망 퇴직을 접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직원들이 동요하고 있다. 구조조정 규모는 임직원(총 1000명)의 절반이 넘는 600여명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옛 대우엔지니어링으로 지난 2008년 포스코건설에 인수됐다.

포스코 건설 관계자는 “곧 희망퇴직 접수를 받을 예정이며, 신청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포스코 건설은 엔지니어링 매수자를 물색하는 동시에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 대비해 건설에 합병하는 방안도 동시에 살펴보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의 운명은 컨설팅과 이사회 등을 거쳐 연말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177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포스코건설도 올 연말까지 임직원 50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을 확정하고 조만간 임직원 희망퇴직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역시 적자를 보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앞서 2013년부터 플랜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2012년 7000여명에 달했던 인력은 현재 5300여명으로 줄었다. 삼성물산과 함께 지난 2009년 수주한 뒤 지지부진했던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가 지난 1일 결국 좌초되면서 어려움은 더욱 심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들어 새 프로젝트를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수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밖에 해외건설 수주 상위권을 차지해온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도 연말 조직 개편을 검토 중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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