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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전직 수녀 동성 부부 탄생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에서 전직 수녀 동성 부부가 탄생했다.

28일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44세 동갑내기 전직 수녀 2명이 오는 29일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 피네롤로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프란치스코 수녀회 소속 수녀이던 두 사람은 수녀시절 사랑에 빠졌고, 3년을 함께 지내다 결혼을 결심했다.

각각 이탈리아와 남미 출신인 이들은 성직자라는 신분때문에 결혼에 골인하기까지 더 큰 난관을 거쳐야 했다. 이들은 프란시스코 수녀회에서 탈퇴한 뒤 교황청과의 관계도 단절됐다.
이들은 피네롤로 시청에서 오성운동당 소속 루카 살바이 시장의 주례로 결혼식을 치른 뒤 전직 사제인 프랑코 바르베로에게 축복을 받을 예정이다.

베르베로 전 신부는 동성결혼을 지지하고, 가톨릭 교조주의를 비판한다는 이유로 2003년 직무 정지를 당한 뒤 저술활동과 블로그 운영 등을 하고 있다.

올 들어 20번째로 동성 결혼식을 주재하게 된 베르베로 전 신부는 “이들 두 전직 수녀의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사랑 이야기와 똑같다”며 “그들은 천천히 서로를 알게 됐고, 서로에 대해 깊은 감정을 지닌 것을 인식하게 된 뒤 오랜 시간 동안 숙고한 끝에 용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지난 5월 유럽연합(EU) 회원국 28개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동성 간 결합을 허용한 나라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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