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소장에게 선물한 치약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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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치약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치약을 받은 관리소장의 자녀가 SNS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고발했다.

28일 트위터 한 계정에는 주민들에 대한 분노를 담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의 아버지가 강남구 한 아파트의 관리소장이라 밝히며 "주민들 집 가서 땀 흘려 일해주고, 이런 물건(치약) 받으면서 감사하다고 고개 숙였을 아버지 모습이 생각나서 더 기분이 나쁘고 불쾌하다. 못된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이 아파트 주민들은 평소 관리소장에게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음식들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은 아침 식사 중 가습기 살균제가 함유된 치약에 대한 뉴스를 보고 모두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해당 게시물은 6시간 만에 8000번 넘게 리트윗 되며 화제가 됐다. 게시자는 "조작이 아니다"라며 주민들에게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치약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식약처에서 회수 명령을 내린 치약 제품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은 이번만의 일은 아니었다. 추후 게시물에서 게시자는 "부모님과 함께 일본에 출국하려는데, 한 입주민이 나중에 주민 회의에서 아파트 직원이 해외로 휴가가는 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게시자는 "공동주택의 관리인 문제는 심각한 사회 이슈입니다"고 주장하며 "경비노동자·청소원·관리사무소 직원은 당신과 같은 '인간'입니다"는 글도 게시했다.

앞서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된 치약 11개 모든 제품에 대해 회수조치 명령을 내렸다. 제조사는 대형마트를 포함한 모든 판매처에서 제품을 회수하고, 전액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

이병채 인턴기자 lee.byung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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