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함께 가니 안전해요” 안심수학여행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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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학초등학교 학생들은 지난 8~9일 충남 공주·부여로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현역 소방관이 동행한 특별한 수학여행이었다. 전문 구조대원과 구급대원 등 2명은 1박2일 내내 학생들과 함께 움직였다. 이들은 출발 전에 미리 학교를 방문해 인솔 교사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통 안전과 화재·지진 발생 시 행동요령을 교육했다. 소방관들은 학생들이 수학여행 가는 곳의 현지 소방서 등에 문의해 학생들이 묵을 숙박시설의 안전점검 사항도 미리 체크했다. 실제 수학여행 중에도 학생들이 타고 다니는 관광버스와 숙소 실내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또 아프거나 다친 학생들을 자상하게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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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수학여행’에 참여한 소방관이 학생들이 탑승하기 전 버스 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인천소방본부]

수학여행에 현역 소방관이 동행해 안전을 책임지는 ‘안심수학여행’이 수학여행철을 맞아 일선 학교에서 인기다. 지진 등 재해와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신청 학교는 물론 제도를 도입하는 지자체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출발 전 교통·지진 대비 교육하고
숙소 소방 점검, 다친 아이 치료도

올해 2학기부터 안심수학여행 제도를 도입한 인천 지역의 경우 27일까지 전체 248개 초등학교 중에서 22개(9%) 학교가 신청했다. 이들 중 3개 학교가 소방관들을 대동해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소방관들은 경주 지진 때문에 수학여행을 포기한 7개 학교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학교의 수학여행에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들 소방관은 인명구조사 자격 2급, 구조대 근무 경력 2년 이상이다.

수학여행에 동행한 인천 남부소방서 정석환(35) 소방장은 “수학여행 출발 전에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안전교육을 하면서 얼굴을 익혀서 그런지 아이들이 잘 따라줘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청과 인천소방본부는 초등학교에만 운영 중인 안심수학여행 제도를 내년부터 35개 초·중·고교로 확대할 계획이다.

안심수학여행을 최초로 도입한 곳은 서울이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계기가 됐다. 그해에만 30개 초·중·고교가, 지난해는 95개 학교가 신청했다. 올해는 상반기에 36개 학교, 하반기엔 88개 학교가 신청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구조대책 담당 이석엽(46) 소방장은 “지난해 10월 중부내륙고속도로 상주터널 안에서 시너를 실은 트럭이 폭발하는 사고가 났는데 당시 동행했던 서울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2명이 버스에 탑승했던 초등학생들을 무사히 탈출시킨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신청 학교 수가 매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부터 수학여행에 소방관들이 동행하고 있다. 전체 475개 초등학교 중 교육복지 우선지원학교 33곳과 특수학교 8곳을 대상으로 시범운영 중이다. 대전시도 올해부터 수학여행에 소방관들을 투입하고 있다.

인천·안동=최모란·송의호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