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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군, 인구 늘리기 총력전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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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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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늘리려고 공무원 특별 승진까지 시키면 뭐 하나요. 정부가 도와주지 않는데….”

출산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대책
군청 공무원엔 특별승진도 내걸어
학생 감소에 교육청도 통폐합 위기

이석화(사진) 충남 청양군수의 하소연이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부가 소규모 시·군 교육지원청을 폐지하기로 하는 등 이렇다 할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3년 연속 인구수 3만명, 학생수 3000명 미만인 교육지원청은 통폐합하기로 하고 입법 예고까지 마쳤다.

청양군은 올해 3만2722명(5월 말 기준)인 인구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도입했다. 군청 직원이 인구를 100명 이상 늘리면 최고 서기관(4급)까지 특별 승진시키기로 했다. 대규모 인구 유입은 기업유치와 전원단지 조성에 따른 이주 등이 꼽힌다. 대학생과 각급 학교 교직원, 공공기관 직원 등의 전입신고도 실적이 된다. 공무원 본인은 물론 친·인척과 친구 등을 독려한 출산도 실적에 포함된다. 출산장려금도 다섯째를 낳으면 2000만원을 주기로 하는 등 파격적으로 올렸다. 청양군 인구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20번째로 적다. 정부가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 등을 책정할 때 인구가 중요한 잣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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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호 주변에 설치된 황룡 조형물. [사진 청양군]

이 뿐만이 아니다. 청양고추 특유의 ‘매운맛’의 이미지를 살려 ‘매운 고추 체험나라’라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 시설은 청양군 대치면 광대리 칠갑저수지 인근에 2022년까지 조성한다. 국비 등 101억원을 들여 4000㎡ 규모로 짓는다. 세계 각국의 매운 음식과 매운 청양고추를 이용한 다양한 매운 요리를 판매한다. 이석화 군수는 “특색있는 관광 시설은 지역경제 활성화로 인구 유출을 막는 효과가 있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양군은 또 2009년 대치면 천장호(저수지)에 높이 6m, 폭 2.5m 크기의 황룡 조형물을 설치했다. 천장호에서 황룡이 승천했다는 전설에 착안해 ‘영물 마케팅’차원에서 만든 것이다. 군은 앞으로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겨냥해 ‘황룡 마케팅’방안을 강구 중이다.

하지만 주변 여건은 좋지 않다. 최근 정부가 밝힌 정부의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대상에 청양교육지원청도 포함됐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교육지원청은 전국 25곳으로 충남에서는 청양교육지원청(학생 2768명) 이 유일하다.

청양교육지원청 통합반대공동대책위원회는 소규모 교육지원청 통폐합 방침을 규탄했다. 이 군수는 “인구가 줄고 있는 농촌지역에서는 학교가 마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데 학교에 이어 교육지원청까지 없어지면 청양지역 학생이나 학교 관리가 힘들어 인구 감소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들이 농어촌특별전형 정원을 갈수록 줄이는 것도 악재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국가보훈·농어촌·기회균형·특성화고 등 고른 기회전형 선발 인원은 지난해 1만5814명에서 올해 1만5005명으로 줄었다. 청양 정산고의 경우 농어촌 특별전형 수도권 진학 대학생은 2010년 30여명에서 지난해 7명으로 줄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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