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어겨도"…부패 민낯 드러낸 '축구종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

중앙일보

입력

 
샘 앨러다이스(62)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감독이 부패 문제로 체면을 구겼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27일 '앨러다이스 감독이 사업가로 위장한 탐사보도팀에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거액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부패 현실을 탐사보도 형태로 취재하기 위해 프리미어리그와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는 아시아 에이전트 회사의 대리인으로 기자를 위장시켜 앨러다이스 감독에게 접근했다.

이 자리에서 앨러다이스 감독은 '가상 대리인'에게 서드파티 오너십을 통해 수입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주면서 40만 파운드(약 6억원)를 요구했다. 서드파티 오너십은 구단과 선수가 아닌 제3자가 선수 소유권을 갖고 이적료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리는 것이다.

선수 개인의 의사가 존중받지 못하는 문제가 부각돼 잉글랜드는 2009년, FIFA는 지난해 5월부터 서드파티 계약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앨러다이스 감독은 "규정을 어겨도 아무 문제 없다. 내가 아는 다수 에이전트들이 매번 이런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홍콩과 싱가포르에 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앨러다이스 감독은 로이 호지슨 전 감독, 잉글랜드 대표 선수, 잉글랜드축구협회(FA) 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도 해 논란이 됐다. BBC는 "이번 사항에 대해 FA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앨러다이스 감독은 유로 2016이 끝난 지난 7월 호지슨 감독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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