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7초 만에 지진 감지→NHK 보도 … 긴급 대응으로 골든타임 확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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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8호 7 면

“긴급 지진 속보입니다. …강한 흔들림에 대비하십시오.”


지난 4월 14일 오후 9시26분46초. 일본 NHK가 이 같은 구마모토(熊本)현 규모 6.5의 지진 속보를 전하며 긴급 보도 체제에 들어간 시각이다. 일본 기상청이 지진파를 감지한 것은 이날 오후 9시26분38.7초, 첫 지진 속보를 발령한 것은 그로부터 3.8초 뒤인 9시26분42.5초였다. 기상청이 지진파를 감지하고서부터 NHK가 긴급 지진 보도를 시작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7초에 불과했다.


가능한 한 빠른 지진 속보는 지진 대응에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다.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지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진앙에서 가까운 지진계에 감지된 진동이 지표면에 도달하기까지의 간격이 지진에 대응 가능한 유일한 순간이다. 보통 수초에서 길어야 수십 초로 짧지만 건물에서 뛰쳐나오거나 책상 밑에 숨는 긴급 대응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도 있는 ‘골든타임’이다.


그래서 일본 기상청은 지진 감지 2~3초 안에 첫 지진 속보를 내보내고 1분 내로 속보를 마무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 이후 시점에서 속보는 더 이상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 기상청 측은 “일본 전국에 설치해 운영 중인 1000여 개의 지진관측계, 관측 지점의 자료를 통해 진원과 지진 규모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 이렇게 파악한 정보를 최대한 빨리 전달하는 정보통신기술이 결합돼 이 같은 속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상청의 지진 속보는 TV뿐 아니라 라디오·휴대전화·관내방송 등 다양한 경로로 전파된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이 속보를 수집해 스마트폰 화면에 띄워주는 ‘야후 방재 속보’ ‘유레쿠루 콜’ 등의 지진 알림 앱이 인기다. 특히 지난달 누계 다운로드 수 500만 건을 돌파한 일본 RS솔루션의 무료 앱 ‘유레쿠루 콜’은 지진 속보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현재 위치에서 어느 정도 강도의 지진이 몇 초 후에 느껴질지 예측해 띄워주는 기능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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