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탑, 미술품 경매 큐레이터로

중앙일보

입력 2016.09.20 00:59

업데이트 2016.09.20 11:22

지면보기

종합 22면

기사 이미지

김환기의 ‘플라이트’ 앞에 선 탑. “파랑새가 달을 향해 날아가는 모습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소더비]

빅뱅의 탑(최승현·29)이 미술품 경매의 큐레이터로 변신했다. 그동안 가구 등을 수집하며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탑이 세계적인 예술품 경매업체 소더비와 손잡고 ‘#TTTOP’라는 이브닝 경매를 기획한 것이다. 경매는 소더비 홍콩 가을 시즌에 맞춰 다음달 3일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내달 3일 홍콩 소더비서 28점 선봬
앤디 워홀, 백남준 등 추정가 130억
탑 “1년 반 준비, 탐나는 작품만 선정”

이번 경매에는 추정가가 9000만 홍콩달러(약 130억원)에 달하는 총 28점의 작품이 나온다. 앤디 워홀, 키스 해링 같은 서양 팝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김환기· 백남준 등 한국 작가의 작품들도 대거 포함됐다.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탑은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젊은 미술애호가의 관점에서 제가 갖고 싶은 작품 위주로 선정했다”며 “작품의 개념이나 철학이 얼마나 새로운지, 그 다음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봤다”고 말했다. 일부 출품작에는 그가 제작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패티 웡 소더비 아시아 의장은 탑과 컬래버레이션하게 된 배경으로 “국제 경매시장에서 한국 현대미술이 높은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고, 젊은 컬렉터로서 탑의 취향은 세계 트렌드 변화를 선두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간 에릭 클랩튼·엘튼 존 등 본인 소장품을 기획 경매한 뮤지션들은 있었지만, 자신이 직접 작품을 고르고 제작에까지 참여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지만 색안경을 쓰고 볼까 두려워 망설였다”는 탑은 “어려운 환경에서 작업하는 젊은 작가들에게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 수익금 일부는 아시아 신진 예술가를 후원하는 아시아문화위원회(ACC)에 기부된다.

이번 경매에는 탑의 미술계 인맥이 총동원됐다. 일본의 저명한 컬렉터이자 탑의 지인인 마에자와 유사쿠는 자신의 소장품인 장 미셸 바스키아의 ‘보병대’를 내놨다. 일본 인기 작가 무라카미 다카시와 코헤이 나와는 탑과 컬래버레이션 작품을 제작했다. 탑이 친구인 무라카미 에게 자기 베개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요청하고, 이를 아크릴 박스에 담자고 제안해 작품으로 완성하는 식이다.

이번 출품작 중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김환기의 ‘플라이트’를 꼽은 그는 외할아버지의 외삼촌인 김 화백 관련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탑은 “김환기 선생님 일기장에서 ‘거장들의 회화 안에는 음악이 있는 것 같소. 나는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나는 계속 그 노래를 찾아갈 것이오’라는 문구를 보고 감동받았다”며 “저는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캐릭터를 분석해 몸으로 표현하는 사람으로서 시각적인 것들을 보면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21~22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출품작 하이라이트를 전시한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