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정자와 며느리 난자를 이용한 인공수정, 일본서 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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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수정을 하는 모습. 기사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시아버지의 정자와 며느리의 난자를 이용한 인공수정이 일본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아사히 신문,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은 18일 일본 나가노 현의 불임 클리닉 '스와 머터니티 클리닉'이 1996년 11월부터 올 7월까지, 약 20년간 시아버지의 정자와 며느리의 난자를 시험관에서 인공수정해 173명의 아기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무(無)정자증 등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 불임 부부 160쌍이 대상이었다.

이들은 시아버지(50대~70대)의 정자를 제공받아 체외수정을 했으며, 이 중 142쌍의 부부가 임신에 성공했고, 114쌍이 아기를 출산했다.

일부 부부는 한 차례 이상 출산해 그간 태어난 아이는 총 173명이라고 병원 측은 밝혔다.

병원은 이런 결과를 17일 오후 나가노 현 마츠모토 시에서 열린 산부인과연합회 학술강연회에서 발표했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의 인공수정으로 출산하는 것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윤리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본 산부인과학회는 "가족관계나 인간관계가 복잡해져 아이의 장래에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병원은 해명에 나섰다.

병원의 네쓰 야히로 원장은 "익명의 제3자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두 차례 이상 인공수정을 하고도 임신에 실패한 부부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말했다.

시아버지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은 건, 더 이상의 방법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뒤 취한 최후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제3자가 아닌) 가족으로부터 정자를 제공받는 걸 원하는 부부가 적지 않다"며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으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으면 오히려 우호적인 가족관계를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이에 앞서 네쓰 야히로 원장은 2014년에도 남편의 형제 등으로부터 정자를 제공받아 체외수정을 해 출산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고 밝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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