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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떠들석하게 만든 도난사건…뭘 훔쳐갔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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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검찰이 대형 도난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그런데 훔쳐간 물건은 현금이나 귀금속이 아니다. 사람의 DNA 샘플이다. 그것도 1만 4000여 명 분의 샘플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의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페르다스데포구 연구소에 보관 중인 DNA 샘플이 사라진 사실이 발견됐다. 이 샘플들은 10년 전 사르데냐 장수촌에서 채취된 것들이었다. 이탈리아 동부의 섬인 사르데냐는 100세 이상이 많이 사는 곳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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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아름답고 해산물이 풍부한 이탈리아 사르데냐엔 장수촌이 많다. [사진 디스커버 이탈리아]

이 샘플들은 사르데냐의 공기업인 파르코 제네티코가 사기업인 사르드나의 지원을 받아 보관 중이었다. 단 한 명의 직원이 DNA 샘플 시설을 관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르드나가 파산하면서 자산의 일부를 영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인 티지아나에 매각했다. 티지아나는 DNA 샘플의 일부를 25만 8000 유로(약 3억2600만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도난 사실이 알려졌다. 그리고 사르데냐 주민들이 분노했다. 연구를 위해 기증한 DNA 샘플을 허술하게 관리하면서 잃어버리거나 외국에 팔렸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검찰은 외부에서 강제로 침입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내부자가 무단반출한 것으로 추정했다. 용의자의 윤곽은 그려졌지만 언제 도난됐는지는 오리무중이라고 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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