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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이 북한 핵실험 때문이라고? 루머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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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역. [사진 JTBC 캡처]

"지금 지진 난 거 북한이 핵실험해서 그런 거 아닌가요? 불안해 죽겠네요."

경북 경주에서 한반도 최대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과 관련, 온라인 상에서 이번 지진이 지난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때문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파동이 지하 마그마를 진동시켜 그 여파로 지진이 발생했다. 결국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최근 수년간 핵실험을 자주 하다보니 지반에 영향을 주어 우리나라에서 지반이 약한 경주 쪽에서 큰 지진이 일어났다' '요즘 남한에서 지진이 예전보다 자주 관측되는 건 북한 핵실험 때문이다' '북한이 핵실험만 하면 남한에서 지진이 난다'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마디로 이번 북한 핵실험의 규모가 워낙 컸기 때문에, 그 충격이 어떤 형태로든 한반도 지반에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이번 지진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북한의 5차 핵실험과는 관계가 없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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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영 조선중앙TV 이춘희 아나운서가 지난 9일 오후 1시30분 뉴스에서 5차 핵실험 성공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 JTBC 캡처]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북핵 실험 이전에도 자주 발생했기 때문에 핵실험과 지진의 연관성을 찾는 건 무리라는 것이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전인 7월 5일에도 울산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북한이 강행한 5차 핵실험이 이번 지진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는 "과거에도 지진이 발생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특이한 현상은 아니다"라며 "핵실험이 지진 발생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한반도에서 지진이 연거푸 발생하고 있다. 양산단층 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열고 정밀 분석을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진과 북한 핵실험과의 연관성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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