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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스 “아카펠라로 K팝 메들리 부르고 싶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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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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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타토닉스 아비 캐플러, 커스티 말도나도, 스콧 호잉, 케빈 올루졸라, 미치 그라시(왼쪽부터). [사진 소니뮤직]

미국 텍사스 출신 합창단원들이 데뷔해 음반 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그래미 어워드를 휩쓸기까지 딱 4년 걸렸다. 2011년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싱 오프’ 시즌3에서 우승한 5인조 아카펠라 그룹 펜타토닉스 이야기다. 초저음으로 ‘동굴 목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아비 캐플런(27·베이스), 여자보다 더 고음을 내는 미치 그라시(24·테너), 홍일점 커스티 말도나도(24·소프라노)와 스콧 호잉(25·바리톤), 케빈 올루졸라(28·비트박스)로 구성됐다.

27일 잠실실내체육관서 내한공연
클래식 등 모든 장르 소화하는 5인조
오디션 프로로 떠 그래미상 휩쓸어
“한국 팬 리액션 끝내줘…공연 기대”

일부 멤버의 경우 부모조차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지 몰랐을 정도로 펜타토닉스의 데뷔와 성공은 갑작스러웠다. 이들은 2015~2016년 그래미 어워드를 거머쥐며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섰다. 펜타토닉스의 하모니는 클래식에서 팝을 오가는 수준이 아니라 모든 장르의 음악을 아카펠라로 구현한다. 프랑스 전자 음악 듀오인 다프트 펑크의 노래와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목소리만으로 재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문영 음악평론가는 “펜타토닉스의 아카펠라는 젊음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선곡과 공격적인 편곡이 최대 강점”이라며 “사람들이 아카펠라가 고리타분한 옛 장르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내한공연을 갖는 펜타토닉스의 홍일점 커스티 말도나도를 전화 인터뷰했다. 그는 “‘강남 스타일’에 이어 기회가 된다면 K팝 메들리를 펜타토닉 스타일로 불러 보고 싶다”고 말했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인 내한 공연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한국 관객의 리액션은 정말 끝내줍니다. 다른 멤버들도 한국 공연을 정말 기대하고 있고, 빨리 만나고 싶어요!”

벼락스타가 된 듯하지만 펜타토닉스는 엄청난 노력파 그룹이다. 텍사스 합창단 친구인 말도나도, 호잉, 그라시 외에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해 영입한 캐플런과 올루졸라도 합창단에서 활동하거나 클래식을 전공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했지만 그것만으로 인기가 계속 되진 않았다. 말도나도는 “사람들의 관심을 잃지 않기 위해 여러 소셜 미디어에 우리가 만든 음악 콘텐트를 계속 올렸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첫 그래미 어워드 수상의 영예를 안긴 ‘다프트 펑크 메들리’의 경우 400달러를 들여 뮤직 비디오를 찍었다. 아비의 아파트에 모여 만든 영상은 유튜브에서 2억뷰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게 했다. 말도나도는 “음악이 하고 싶어서 재미로 시작했고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큰 성공을 거두게 될 줄 몰랐다”며 웃었다.

“기존 히트곡을 우리만의 혼을 담아 새롭게 재창조해내 사람들이 즐길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는 말처럼 펜타토닉스는 아카펠라의 개념을 바꿔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아카펠라가 단순히 반주 없는 합창곡이 아니라 목소리로 구현해 내는, 무경계의 음악 장르임을 증명해 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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