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서 남친 배웅했을 뿐인데 ‘업소녀’ 취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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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출근길을 배웅해주던 직장인 여성이 이른바 ‘업소녀’(유행주점 등에서 일하는 여성 지칭) 취급을 당한 황당한 사연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사연은 이렇다. 남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한 여성은 가끔 남자친구의 오피스텔에 들른다. 오피스텔에 들른 날 남자친구가 출근할 때면 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잘 다녀오라’고 배웅을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날. 식사를 하기 위해 배달음식을 시켰는데 음식 배달원이 “문 앞에 뭐가 붙어 있는데 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문 앞엔 한 은행 봉투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그 봉투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저기요. 오피스텔 안마 업소인 건 아는데 거북하니까 북도에 얼굴 내밀고 남자 배웅하는 것 좀 자제해 주세요.’

사연을 올린 이 여성에 따르면 봉투는 쉽게 떨어지지 않게 두꺼운 투명 테이프로 튼튼하게 붙였다. 상상도 못한 글귀에 화가 난 여성은 경비실을 찾아가 CCTV를 확인했다. 봉투를 붙인 사람은 바로 이웃이었다.

곧바로 이웃을 찾아 갔지만 이웃 사람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같은 사연이 인터넷을 타고 전해지면서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어처구니 없는 쪽지’라고 비판했다.

업소녀 취급을 당했다는 이 여성은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저와 제 남자친구가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다 너무 화가난다”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봤을 텐데 진짜 명예훼손으로 고소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이런 황당 사건이 벌어진 건 최근 주점이나 안마·성매매업소가 1인 가구가 주로 사는 소형 오피스텔 등 주택가까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성매매를 목적으로 오피스텔이나 주택을 임대하는 사실을 알고도 임대해 주는 건물주에 대해선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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