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고 성폭행 피해자, 2년 만에 얼굴 공개 결심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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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NBC `투데이` 캡쳐]

미국의 명문 고등학교에서 성폭행을 당했던 10대 소녀가 TV 토크쇼에 출연해 피해 상황을 증언했다.

2년 전 끔찍한 일을 당한 후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한 체시 프라우트(17)는 “남에게 알려지는 것에 더 이상 겁먹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한 목소리가 되고자 한다”고 출연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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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아침 뉴스쇼 ‘투데이’ 와의 인터뷰에서 프라우트는 2014년, 미국 뉴저지주 명문 세인트 폴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같은학교 상급생인 오웬 래브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일화를 전했다.

프라우트는 "사람들은 그 남학생이 고의로 성폭행했다는 걸 믿지 않았다. 분명히 의도적으로 저지른 짓인데 너무 화가 났다. 아직도 그가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 절 괴롭혔다"고 말했다.

래브리는 일부 남학생들이 여자 후배와 누가 더 성 관계를 많이 가졌는지 경쟁하는 이른바 ‘선배 의식’이라는 전통 때문에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동부의 엘리트 대학입학 예비학교로 유명한 센트 폴스 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당시 파장이 컸다.

하지만 하버드대 입학 허가까지 받았던 래브리는 가벼운 성폭력 혐의로 징역 1년형을 받았고, 이후 항소를 제기해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프라우트는 “사람들은 래브리가 고의로 성폭행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래브리는 아직도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있다. 그게 내겐 고통스러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프라우트와 그녀의 부모는 학교 역시 여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그런 전통은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프라우트는 “다른 사람이 저 같은 일을 당하고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 싫다. 누구도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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