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 전주대회″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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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주=허남진·이재학 기자】신민당은 31일 하오2시 전주시 진북1동 전주학생회관에서 개헌추진의 전북지부결성대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대회시작전 운동권학생 7백여 명이 대회장입구에 이르는 도로를 막고 신민당 지도부의 대회장 입장을 방해해 1시간 정도 실랑이를 벌이다 입장, 대회를 가졌다.
학생들은 하오 1시쯤부터 대회장 주변에 모여들어 반정부 구호와 노래를 부르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1시40분쯤 대형 태극기를 앞세운 신민당 지도부가 대회장으로 들어가려 하자『신민당은 각성하라』『내각책임제 주장하는 이철승은 자폭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길을 터주지 않았다.
이민우 총재·김영삼 고문·이철승 의원을 앞세운 신민당 지도부는 대회장 앞 서중 로터리에서 10여분쯤 대기하고 있다가 일부 학생들이 『길을 터 주자』며 일어서는 틈을 타 진입을 시도했으나 앉아있던 남은 학생들이 일어서며 이들을 막아 10여분간의 실랑이를 벌이다 입장에 실패하고 되돌아섰다.
학생들은 스피커2대의 반입을 신민당 측이 당국에 교섭해 가능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 길을 막았으나 스피커가 들어오자 길을 틔워 입장케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학생들과 신민당당원들 사이에 주먹질이 오가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리 배포한 치사를 통해『직선제 개헌을 통한 민주화는 거역할 수 없는 역사의 순리』라면서『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미양국의 전통적 우호 보존을 외해서도 개헌을 통한 순수 민간정부의 출현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고 말했다.
김 고문도 사전에 격려사를 배포,『우리는 처음부터 전두환 대통령을 포함한 여야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여야합의를 통한 개헌을 주장해 왔다』고 전제하고『6월 국회에 구성될 개헌특위에서 대통령직선제 관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고문은 또『민주화가 되면 혁신 정당도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최근 사회·경제적 차원에서 평등을 강조하는 근로자·학생들의 주장이 부쩍 늘어나고 있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를 최대한 수용하기 외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이제 남은 문제는 전 대통령 자신이 하루빨리 분명하고 솔직하게 민주화 일정을 제시하는 결단을 내리는 일』이라고 촉구했다.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도 미리 육성녹음의 축사 내용을 발표, 『1천5백명에 달하는 모든 구속자 석방을 강력히 요구하고 민통련을 위시한 모든 민주인사와 학생·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지토록 주장하자』면서『우리는 정부가 정치범을 전면 석방한다면 헌법특위에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우리는 국민의 절대적 요구며 우리의 굳은 공약인 직선제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고『지방자치·자유선거법·언론자유 없이 관권이 마음대로 부정선거를 자행하는 현실 아래에선 국회의원선거 결과가 정권의 향방을 좌우하는 내각책임제를 주장한다는 것은 현정권의 종식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출신의 비주류 이철승 의원은 인쇄, 배포한 인사말에서『우리의 목표는 ▲독재적 장기집권의 배제 ▲군사정권 불용▲국민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민주헌법으로의 개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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