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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광화백 유작전 20일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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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해 7월 81세로 타계한 내고 박성광 화백(1904∼1985)의 유작전이 20일부터 6월10일까지 중앙일보새사옥,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내고는 수묵·담채의 문인화가 주축을 이루고있는 한국화단에서 전통적인 진채기법을 되살려 독특한 예술세계를 이룬 가장 한국적인 색채화가-.
그는 85년5월 파리 그랑팔레에서 프랑스미협이 주최한 르살롱전에 특별초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암과 싸우면서 「무색」과 「불성」의 신기로 가득찬 오채『무속도』를 제작 출품, 우리 진채화의 진면목을 보여 유럽사람들에게 「한국을 읽을 수 있는 그림」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번 유작전에는 박화백의 뛰어난 재능과 투철한 창작정신으로 한국화의 새로운 경지를 연 평생의 대표작 1백여점을 내놓는다. 그는 좋은 것은 우리 옛것에서 찾고, 일생을 불심으로 살아온 순진무구한 작가다.
내고는 1904년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진주농업학교 재학중에 일본에 유학, 3년간 입천서운의 미술학원에 다니다가 23년에 경도시립회화전문학교(현경도예대)에 진학했다. 이 학교에서 「근대경도파」의 기수들이었던 죽내서봉·촌상화악 등에게 새로운 유형의 일본화를 배웠다.
선전·신미술인협회전·일본미술원전 등을 통해 작품활동을 하다 광복과 함께 귀국했다. 그의 작가적 역량은 일본에서 크게 평가돼 74년 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본미술원의 정식회원이 되었다.
이같은 경력 때문에 일본화풍의 채색화가로 지목되어 재야작가로 자기세계 개척에 몰두했다. 박화백은 진주보통학교 동기동창인 청담스님(속명 이찬호)의 영향을 받아 삭발까지 했던 불심이 깊은 화가.
내고가 국내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은 81년 그의 나이77세에 백상기념관에서 연 개인전 때부터다.
채색법도 석채만을 고집하지 않고 호분에 안료를 개어서 얼룩의 효과를 살리는 우리의 전통적인 벽화·불화기법을 응용, 민화·단청의 색감을 거부감 없이 살려내 적·청·황·녹색이 주조를 이루는「원색적 힘」을 구가, 또다른 미감을 창조해냈다.
이같은 미술적 평가로 그해10월 제7회 중앙문화대상(예술 부문)을 수상했다.
82년2월에는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길을 따라 성지순례를 했다. 도중 인도뉴델리에서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다.
84년 4월에는 문예진흥원 미술회관에서 우리나라 무속과 민속을 소재로 대작전을 열었다.
이때는 선의 구성에 중점을 두고 서구적 미학을 가미한 회화성을 강조, 동양적 선묘와 강렬한 색채의 우리그림이라고 평가, 노화가의 마지막 예술을 꽃피웠다.

<이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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