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넘게 계속 파업… 현대車 1조원 '펑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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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현대자동차의 파업사태가 한달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4~6시간씩 부분파업과 잔업 거부 투쟁을 벌여온 현대차 노조는 이번 주부터는 주.야간 근무조가 하루 8시간 파업과 2시간 잔업 거부 등으로 파업 강도를 높였다.

전면파업이 예정된 23일과 24일에는 전주.아산공장과 판매정비본부 소속 조합원 1만여명이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총력투쟁대회를 열 계획이다.

노사 양측은 22일 오후 2시30분부터 제24차 협상을 갖고 주5일 근무 등 핵심 쟁점 등을 논의했다.

이 회사 노사는 지금까지 23차례 협상에서 노조측이 제시한 80개안 중 임금인상안 등 33개항에 대해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최대 쟁점은 ▶주5일(40시간)근무▶비정규직 처우 개선▶해외 자본이동(투자)시 노사 공동 결정 등이다. 임금 인상폭과 징계위 노사 동수 구성안 등에서도 노사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속노련이 산별협상 과정에서 '주5일 근무제 시행 여부는 현대차의 노사협상 결과에 따른다'고 결정, 노사 양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 회사 임.단협이 노동계와 산업계의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회사측은 22일 현재 파업으로 자동차 8만8백22대를 생산하지 못해 손실 규모가 1조6백87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노조측도 이번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가 사실상 어려울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28일부터 여름철 휴가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휴가비와 상여금 등을 받지 못한 채 썰렁한 휴가를 보내야 할 조합원들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장기 파업사태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한 조합원은 "급여손실을 감안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노조가 상급단체의 지시 대신 자체안을 마련, 휴가 전에 협상을 끝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노사 양측이 일괄 타결안을 마련, 극적인 협상을 이끌어낼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철욱 울산시의회 의장도 현대차 노사를 각각 방문, "장기 파업으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울산=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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