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빙그레, 독수리투혼…다크호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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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동점과 역전찬스에서 3번이나 울고만 신생 빙그레이글스에게는 9회말이 「마(마)의 이닝」이었다
2일 대전의 MBC전에서 3-2로 뒤진채 9회말 1사후. 빙그레7번 전대영(전대영)이 좌전안타로 돌파구를 열자 8번김수길(김수길)이 통렬한 중월2루타로 뒤를 받쳤다. 전을 대신해 대주자로 나간 김종윤(김종윤)이 혼신의 힘으로 홈에 파고 들었으나 MBC중계플레이로 분사, 동점의 기회가 무산됐다.
그러나 찬스는 계속돼 2사2루. 9번대타 박찬(박찬)이 또다시 중전안타를 날렸으나 이번에는 김수길이 홈에서 아웃, 거듭된 동점과 역전의 기회를 놓쳐버린것.
빙그레는 1일의 개막전에서도 8-6으로 뒤지던 9회말 무사 1-2루에서 3번 고원부(고원부) 의 적시타로 1점차로 따라붙은 1사 2-3루에서 5번 김상국(김상국)의 우익수플라이때 고가 홈으로 뛰어들었으나 더블플레이가 돼 8-7로 분투를 삼켰었다.
이같은 빙그레의 불운은 실전경험부족 때문.
빙그레 배성서(배성서)감독은 『센스있는 고원부를 제외하고는 도루를 시킬만한 선수가 없어 기동력에서도 뒤진다. 내야수비도 불안해 경기를 하면서 배워야하는 것이 우리팀의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빙그레로서는 엷은 선수층으로서도 12안타와 8안타로 MBC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의외로 선전한 셈. 용맹스러운 독수리답게 신생팀으로서의 패기와 파이팅을 패들에게 선보인것이다.

<열성팬 흥분, 투석불상사>
○…빙그레와 MBC는 2게임에서 3시간 51분과 3시간46분의 지리한 경기를 벌였다.
양팀투수들의 투구동작이 느리고 작은 견제구, 그리고 느슨한 플레이가 경기지연의 원인. 그러나 이틀동안 충청도를 연고지로 하는 빙그레의 팬확보는 성공적이었다.
첫날 개막식에는 1만2천여명의 유료관중으로 초만원을 이루었고 2일에도 4천2백여명의 유료관중이 홈팀응원에 열을 올렸다. 빙그레가 우리고장팀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대전팬들에게 심어준 것은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일부 열성팬들의 지나친 흥분으로 약간의 불상사가 발생, 옥의 티가됐다.
1일에는 관중이 MBC선수단 버스에 돌을 던져 대형유리(싯가 27만원)가 깨어지고 2일에도 관중이 던진 병에 맞아 MBC「미즈따니」코치가 부상당하기도 했다. 이같은 일부과열팬들은 지금까지는 없었던 일들. 이같은 불상사로 경기가 끝난후 MBC김동엽(김동엽)감독이 박현식(박현식)심판장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승강이를 하는 추태를 보이기도.

<빙그레 첫 제소 받아들여>
○…2일경기는 심판판정시비로 올시즌 첫 제소경기를 기록.
9회초 MBC 2번 윤덕규(윤덕규)가 중전안타로 나간후 윤은 수비수에 잡힌것으로 착각, l루베이스를 벗어나자 MBC유백만(유백만)코치가 윤을 몸으로 떼밀어 1루로 밀어넣자 빙그레 배성서감독이 항의, 21분간이나 경기가 중단. 배감독은『코치에 의한 선수의 신체적 도움은 야구규칙상 아웃』이라고 어필, 김동앙(김동앙)주심이 빙그레의 제소를 받아들여 경기가 속행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소를 받아들이면 2-2의 동점에서 다시 경기를 속개하게 된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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