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신씨 「탈출 경위」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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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미국 당국은 빈 주재 미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한 최은희·신상옥 두 사람에 대해 미국 입국을 위한 「피난」, 또는 다른 형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에 앞서 집중적으로 이들의 북한탈출 경위와 「도움」 요청의 진의 등에 관해 역 브리핑(de-briefing)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에서의 한 소식통은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영어를 못해 의사 소통이 어렵고 이들의 진술 내용 중 확인 할 것이 많아 최종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미국 측이 이들에 대한 역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는 한국 측의 면접을 허용치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 이민국은 19일에도 최·신 두사람 명의의 「피난민」 자격, 또는 다른 어떤 입국 신청도 받은바 없다고 말했다.
국무성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은 문제의 두 사람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는 물론 이와 비슷한 사건이 처리되는데 통상적으로 며칠이 걸리느냐는 기술적 측면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도 논평을 회피했다.
국무성이 정치적 무게가 전혀 없는 이들 두 사람을 두고 이처럼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이유는 ①이들이 정보 면에서 암흑지대인 북한에 오래 거주하다 탈출했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역 브리핑을 받아야하고 ②이들의 의향에 따라 거취를 결정하는데 따르는 한미 정부간의 의견 조정이 있어야 하며 ③이들의 공산권 탈출 동기 확인 등 미묘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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