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벗고 "명예회복" 선언 왕눈 이상윤|프로야구 해태타이거즈 투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왕눈」이상윤의 눈빛이 달라졌다. 부릅뜬 두눈에서 광채가 빛나고 자신감이 넘쳐흐른다.
우측팔꿈치부상으로 시련의 한해를 보낸 해태타이거즈의 투수 이상윤 (26) 이 부상에서 깨끗이 완쾌, 멋진 재기의 피칭을 선보이겠다며 등판의 날만을 기다리고있다.『부상당한 선수의 좌절과 시련의 아픔은 그누구도 모릅니다. 참으로 어둡고 긴 고통의 한해였읍니다. 이제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땅에 떨어진 명예를 반드시 되찾아 그동안 성원해준 팬들에게 보답하겠읍니다.』
뛰어난 강속구로 83년 해태타이거즈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상윤에게 부상의 악령이 다가온 것은 84년 후기부터. 우측팔꿈치에 뼈 이상은 없으나 회전근육의 통증이 시작돼 작년에는 단2게임에 등판, 2패라는 치욕의 성적을 남겼다. 83년 20승10패6세이브, 84년 10승3패8세이브를 올렸던 이상윤은 부상의 악운이 끼여들면서 슬럼프에 빠져 고통속의 한해를 견디며 이제 재기를 선언하고 나섰다.
이상윤은 지난l2일 대전의 빙그레이글스와의 연속경기에서 1, 2회를 던져 삼진4개를 뺏으며 6명의 타자를 넉아웃시켰다.
이날 주심을 본 박호성씨도 『83년의 스피드에 뒤지지 않는 무서운 강속구다. 특히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주무기인 드롭이 일품이다』며 『83년 전성기의 피칭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의 훈련은 하루 쉬고 하루 연습하는 스케줄. 김응룡 해태감독은 부상재발을 염려해 하루1백개의 투구를 지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것이 완벽하다』며 하루l백50∼2백개의 볼을 던지며 등판의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15명의 투수를 보유해 든든한 마운드를 구축한 해태 김감독은『이에게 10승만을 올리기를 기대한다』 고 말하지만 이상윤은 『20승까지 자신이 있다』고 새로운 결의에 차있다.
재기를 선언한 이상윤의 부릅뜬 두눈에서 또 어떤 새바람이 일어날지 기대가 크다 <조이권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