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 여사가 눈물 흘린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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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61) 일본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54) 여사가 일본 주간지 '아에라'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정치가 집안의 아내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갈등과 고뇌에 대해 털어놓았다.

아키에 여사는 인터뷰 도중 감정이 격앙돼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아에라는 전했다. 그는 24세 때 아베 총리와 결혼했다.

처음에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생기겠지'라며 출산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다.

그는 힘들었던 불임 치료와 (출산에 대해) 주변으로부터 받는 압력에 대해 얘기할 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아키에 여사는 아베 총리의 지역구 후원자들과의 술자리에서 "(정치인의) 아내로서 자격이 없다" 등의 험담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양자를 들이는 것에 대해 아베 총리와 진지하게 논의하기도 했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판단을 내렸다.

"양자를 받아들여, 그 아이 한 명에 모든 것을 바치는 것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그는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자신의 아이를 갖진 못했지만, 많은 아이들을 자신의 아이처럼 돌보고 있다.

미얀마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 만들기 사업을 지원하고 있고, 방글라데시에서는 여자대학 설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열악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게 삶의 목표라고 말했다.

아키에 여사는 지난 5월 이란을 방문했을 때,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사회는 남성이 주도하는 수직적 피라미드 형태로 조직됐다. 이런 성과를 우선하는 구조는 종종 사회 내부의 반목을 일으켜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해가 되기도 한다"며 "새 생명을 잉태하는 여성의 본성이야말로 수직적 사회를 갈등이 적은 수평적 사회로 바꾸는 데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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