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난폭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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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난폭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대선에 승리하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세계교역의 기본 패러다임을 거부하겠다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고통받고,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계층을 자극해 지지를 얻어내려는 의도입니다. 보호무역은 특정 산업에 혜택을 안겨줍니다. 반면 높은 관세, 닫힌 시장에 따른 피해는 미국 소비자들 전체에게 골고루 분산됩니다. 트럼프는 소수의 수혜층을 겨냥해 보호무역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WTO를 재앙에 비유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재앙은 미국의 WTO 탈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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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공약과 별개로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한국산 세탁기·철강제품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미국판 신보호주의의 서막으로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미국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남들 눈에 정부 보조금으로 비칠 수 있는 각종 산업지원제도를 손질하는 것은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실감할 수 있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국내 100세 이상 고령자는 지난해 3159명으로 2010년의 1835명에 비해 72.2%나 늘었습니다. 다음 조사 때엔 더 늘어나 있을 겁니다. 시군구 단위로 인구 10만명 당 100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충북 괴산(42.1명)으로 나타났습니다. 100세 이상이 되신 분들에게 장수의 비결을 물었습니다. 소식과 절제된 식습관이라는 답이 나왔습니다. 평생 술·담배를 하지 않은 분들이 역시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극히 상식적입니다. 그런데도 현대의 도시인들은 이를 지키기 어렵습니다. 불규칙한 생활은 그대로 하면서, 건강과 장수를 바라다 보니 결국 의존하는 게 건강식품과 영양제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자유여행객이 중화권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간 곳은 태국, 일본, 한국 순입니다. 1분기 일본을 찾은 중국인 자유여행객은 91만3000명입니다. 한국을 찾은 72만5000명보다 24% 많습니다. 저가 패키지 상품으로 오는 단체여행객보다 자유여행객들의 씀씀이가 훨씬 큽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에는 3가지 경제원리가 작용합니다.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증가, 위안화 강세에 따른 환율효과, 중국엔 없는 상품·서비스를 사려는 구매심리가 그것입니다. 하지만 중국 성장이 주춤해지며 소득효과가 줄고 있고, 위안화도 약세 기조입니다. 마지막 남은 유인이 중국에선 구하지 못하는 상품, 누리지 못하는 서비스, 경험할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이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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