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소프트 "덩치 키워 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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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 소프트웨어업체 피플소프트가 18일(현지시간) 동종업계 JD 에드워즈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적대적 인수.합병(M&A)이 더욱 힘들게 됐다.

오라클이 피플소프트를 인수하려면 당초 계획보다 10억3천만달러를 더 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 소프트웨어업계 3위였던 피플소프트는 이번 인수로 오라클을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피플소프트는 이날 JD 에드워즈의 지분 88%를 17억5천만달러에 사들였으며 나머지 지분도 다음달 말까지 모두 인수할 계획이다.

피플소프트는 경쟁사인 오라클이 지난달 초 자사에 대해 63억달러를 들여 적대적 인수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방어차원에서 JD 에드워즈 합병을 서둘러왔다.

피플소프트의 최고경영자 크레이크 콘웨이는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피플소프트가 건재하다는 것을 시장과 업계에 보여줬다"며 "오라클의 적대적 M&A 시도는 대지주가 소규모 영주를 삼키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오라클은 이에 대해 "피플소프트를 인수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으며 JD 에드워즈가 추가됐다 해도 달라질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라클의 M&A 움직임에 대해 최근 주정부뿐 아니라 미 법무부까지 독과점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데다 피플소프트의 자산가치까지 높아지면서 오라클의 피플소프트 인수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AMR 리서치에 따르면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SAP가 36%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합병 후 피플소프트의 점유율은 14%로 높아져 오라클의 점유율인 13%를 앞서게 된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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