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수비로 정상 낚자-프로야구 포지션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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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적자생존 -냉엄한 프로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프로야구선수들의 처절한 변신이 한창이다. 새출발의 기치를 높이들고 정상에 도전하는 프로야구팀들은 전력강화를 위해 스타선수들의 수비위치를 과감히 교체,팀웍쇄신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약한 수비위치를 보강하고 두터운 수비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동계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시즌 전후기를 석권해 완전우승의 꿈을 이룬 삼성라이온즈는 대망의 2연패를 선언하며 장태수를 중견수, 좌완 허규옥을 좌익수로 고정시키기 위해 맹훈련을 쌓고있다. 삼성 김영덕 감독은 장의 타격과 수비가 되살아남에 따라 작년 가을부터 이같은 수비이동을 서서히 단행, 올 시즌부터 외야수비를 더욱 견고하게할 예정이다.
파격적인 포지션 이동을 시도하고 있는 팀은 롯데. 아마시절부터 국가대표 부동의 3루수이던 강타자 김용희 1투수로, 그리고 1부수이던 김용철을 3루수로 맞바꾸었다. 팀의 간판타자인 이들 두스타의 수비교체는 신인투수들을 크게 보강한 롯데 강병철 감독의 우승전략에서 나온 큰 결단이다.
해태도 일발장타의 힘있는 좌완 송일섭을 좌익수, 김종모를 우익수로 고정시킬 예정. 김응룡 해태감독은 작년 무릎부상으로 부진했던 김이 완쾌되고 송의 타격이 날로 향상되고 있어 수비이동을 강행한 것. 「한발 빠른 야구, 젊고 신선한 야구」 를 선언한 허구연 청보감독은 지명타자(DH) 와 포수를 두루 맡았던 김광옥을 1루수로 돌리고 주장 김정수를 1루수에서 우익수로 교체. 좌익수와 우익수를 보았던 정구왕은 우익수, 그리고 신인 이광근을 좌익수로 기용해 완벽한 외야수비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OB는 외야에 대한 전면적인 수비교체를 강행할 예정. 김성근 OB감독은 『강타자 박종훈 의 중견수자리도 바뀔지 모른다』 며 새로운 외야수비형태를 구상중이다. 이종도 이홍범 등의 기량이 크게 향상되고 있어 외야수비 형태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MBC청룡의 수비수 이동은 아직 없으나 동계강훈의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라게 김동엽 감독의 말이다.
각팀의 내노라하는 스타선수들의 이같은 대폭적인 수비이동은 프로세계의 승부가 얼마나 치열한가를 보여주는 단면이고 이것은 곧 올시즌의 우승판도가 지극히 불투명하고 예측불허인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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