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양식집 불... 5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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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5일하오10시35분쯤 서울한남동657 금강빌딩(건물주 이명규. 45) 2층 가이경양식집(주인 백문숙)에서 불이나 이건물 3층에 사는 주인 이씨와 부인 김임수씨(39), 맏딸 연화(15. 용산여중2년), 둘째딸 현연(12. 한남국교5년), 막내딸 윤경(4)양등 5명이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불은 2층내부 13평을 태워 5백여만원(경찰추산)의 재산피해를 내고 30분만에 꺼졌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불은 2층 가이경양식 오른쪽 룸쪽에서 치솟아 순식간에 연기가 건물을 감쌌으며 건물 주인 이씨는 불이나자 건물밖으로 뛰어내려와 인근 방범초소에 119신고를 부탁한 뒤 잠자고 있는 가족들을 구하려고 다시 3층으로 뛰어올라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해 함께 숨졌다.
외아들 석희군(17. 상일고2년)은 학교도서실에서 공부하느라 집에 없어 화를 면했다.
숨진가족들은 연기 때문에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찾지 못하고 석희군방에서 함께 부둥켜안고 숨진채 발견됐다.
불이 났을 때 경양식집에 있던 여자종업원 1명과 손님 3명은 모두대피하고 술집주인 백씨가 연기에 질식돼있었으나 소방관에 의해 구조돼 인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한 뒤 달아났으며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나석주씨(30)도 연기에 질식, 한때 실신했다.
가이경양식 집은 13평의 좁니까?은 공간에 11개의 룸을 만들고 유독가스를 내는 카피트를 깐데다 소화기도 갖추지 않아 작은 불에 큰 인명피해를 냈다.
25평대지에 지하1층, 지상3층건물(연건평 1백20평)인 빌딩에는 지하에 다방, 1, 2층에는 경양식, 3층은 이씨의 살림집으로 사용돼 왔다.
숨진 이씨는 5년전에 이건물을 지어 경양식집등에 세를 줘 생활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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