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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피아' 은성PSD 임원들, 가족이름으로 7600여만원 '보수' 지급

중앙일보

입력

스크린도어(PSD) 유지관리 보수업체 은성PSD 임원들이 가족을 근로자로 둔갑시켜 회사 돈 수천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다. 은성PSD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작업 중 사망한 김모(19)씨가 근무한 업체다.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 비리를 수사중인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가족을 근로자로 허위 등재해 급여 명목으로 76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업무상 횡령)로 은성PSD 임원 A씨(62)와 B씨(6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모두 서울메트로 고위 간부(2급) 출신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딸의 이름으로 지난 2014년 7월부터 약 2년간 24회에 걸쳐 4452만원, 부인의 이름으로 지난해 5월부터 현재까지 2회에 걸쳐 1950만원 등 모두 6402만원을 횡령한 혐의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딸이 PSD 관련 원문을 번역해줘 월급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가 직접 딸의 계좌에서 돈을 찾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찍혀 경찰에 꼬리를 잡혔다.

또 다른 임원 B씨(62)도 아들의 이름을 허위로 올려 지난해 6월부터 3달간 3회에 걸쳐 282만원과 수주성과급 1000만원 등 총 1282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횡령한 돈을 직원 격려금 등 개인적인 명목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급여를 허위로 지급할 경우 소득을 낮출 수 있어 세금 포탈의 이익도 누릴 수 있다”며 “용역업체의 횡령금액 사용처 등을 추적해 서울메트로와 유착 여부가 있는지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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