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이 통장12명 무더기 해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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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불량주택 재개발사업과 관련, 동장이 불량주택 재개발추진위원으로 있던 통장12명을 두차례에 걸쳐 집단으로 해임, 말썽을 빚고있다.
관악구 봉천5동 박용복 동장은 지난10월23일 봉천5동7통장 허진석씨(54)와 17통장 김영길씨(60) 등 통장2명의 해임을 통고한데 이어 지난19일에는 동사무소에서 14통장 문주황씨(47) 등 10명의 통장에게 무더기로 해임을 통고했다.
이 때문에 12개통 1천5백여 가구의 전·출입 업무에 지장을 받고있다.
서울시 직제상 통장은 구청장이 위촉·해임하게 돼있다.
19일에 해임된 10명의 통장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께부터 박동장으로부터 통장을 그만두든지, 재개발추진위원을 그만두든지 택일하라는 압력을 받아왔다는 것.
그러나 이들 통장들은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데 지역대표격인 통장들이 참가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고 ▲통장이 추진위원이 될 수 없다는 법적 규제 사항도 없다면서 박동장의 요구를 거절했었다.
더욱이 이들 통장들은 봉천5동안 33명의 통장중 재개발추진위원을 겸직하고 있는 통장이 19명이나 되는데 특정한 재개발추진 위원회에 속해있는 10평만을 해임한 것은 감정인사의 인상이 짙다고 주장했다.
봉천5동 일대는 봉천 3구역으로 지정된 불량주택 재개발사업을 둘러싸고 3개의 추진위원회가 설립돼 지난1년간 주민간에 말썽을 빚어오던 곳이다.
이번에 해임된 14통의 문통장은『동장의 월권행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10∼15년씩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지역활동을 해온 통장들을 뚜렷한 사유 없이 해임한 것은 횡포』라고 분개했다.
19일에 해임된 통장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괄호안은 통).
▲임남순(5) ▲김웅직(6) ▲이범오(9) ▲오판동(10) ▲정성태(11) ▲정부남(12) ▲문주황(14) ▲이명용(15) ▲김정필(20) ▲김순배(21)
한편 박동강은『동행정에 협조를 잘 안하는 등 통장으로서 적임이 아니라고 판단돼 해임했다』고 밝히고『구청의 지시를 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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