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한정가의 관심 김영삼씨 입당설|입당시기·형식만 남은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영삼씨의 신민당입당문제가 갱새된 다한정가의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김씨의 입당문제는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3차 해금과 8월전 당대회등 당내외의 정치적 고비가 있을 때마다 심심찮게 거론돼왔으나 번번이 이민우총재와 김대중씨동 이해당사자의 미묘한 입장차이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들은 22일 낮 3자 회동에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으나 이 문제에 관해『장시간에 걸쳐 격의없는 의견교환을 했다.』(회동후 김대중씨의 발표)고 공개적으로 언명할 만큼 지금까지보다는 한차원 진전된 태도변화를 보였다.
더구나「야권의 대동단합」을 이유로 공언하다시피 입당에 대해반대의사를 표명해왔던 이총재와 김대중씨가 3자 회동후『김씨가 혼자 입당하느냐의 여부는 좀더 상의키로 했다.』(이총재)『입당에 따른 필요성과 득실, 또 그에 따른 문제점등을 논의했다.』(김대중씨) 고 말함으로써 문제의 성적이 입당여부에서 그 시기나 형식으로 변화된 감을 주고있다.
뿐만 아니라 이총재가 그동안 공식언급을 피해오다 3자 회동에서『고문수락』을 정식 요청한 것이나 3자 회동의 정례화 합의 등도 김씨입당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남게 했다. 3자 회동의 정례화는 김씨의 입당이후 당외에 혼자 남게될 김대중씨의 당내영향력행사를 위한 공식통로를 확보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입당문제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김씨는 사실 지난 총선이후『정치인이 정치를 하려면 정당을 만들거나 선택해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피력하면서 김대중씨와의 동반입당을 강력히 추진해왔고 이런 맥락에서 지난8월 전당대회는 양 김씨의 고문추대를 만장일치로 결의했으며 김씨는 당시 곧바로 수락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씨가 형집행 정지라는 법률적 제약에 의해 소극적 태도를 표시함에 따라 김씨의 잦은 입당거론이 김대중씨의 입장을 거북하게 한다는 점에서 입당문제의 표변화를 자제해 왔던 형편이었다. 김영삼씨로서는 김대중씨의 적극적 지지가 보장되지 않은 단독입당은 지금까지 유지돼왔던 양군간의 동반체제를 자신이 먼저 깨뜨렸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 형편이므로 지금까지 입당문제를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조용히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다 이총재 역시 양김씨간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김씨의 입당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릍 보였고 정가에서는 이총재가 양김씨와의 관계에서 미묘한 태도변화를 보이고 있다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따라서 김씨의 입당문제는 그동안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나 정기국회를 결산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분위기가 조성된 듯 하다. 정기국회를 끝내면서 김씨는「체제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것 같고 김씨가 결심을 하도록 촉구하는 당내외의 분위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선거직후와는 달리 대여투쟁의 구심점이 조정 불가능한「운동권」으로 넘어간다는 위기의식도 있었던것 같다.
이런 배경에서 김씨의 입당주장은 양김씨간의 평면적 협력해제가 한계에 온만큼 입체적 협력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재야권의 호흡과 일치하면서 그동안의 입당설과는 달리 갑자기 현실성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김씨 자신의 입당결심은 확고한것 갈다. 그 야당 1년을 맞는 신민당은 총선에서의 민의를 대변하는데 있어 실패했다. 당을 만든 사람으로서 이런 상태를 언제까지나 방관하고만 있을수는 없다.』고 말하면서『내년 봉 정국이 중요한 만큼 개헌투쟁의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이야말로 당에 들어가 함께 투쟁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김씨는 입당후의 당내위치에 대해『총선후 이총재가 나에게 해금이 되면 총재를 맡아달라고 했으나 입당하더라도 이총재를 힘닿는 대로 뒤에서 밀어주겠다는 심정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당체제를 정비해 이총재 중심의 구심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김씨 측근은 늦어도 내년 3∼4월 빠르면 내년초에 입당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김씨의 입당이 실현될 경우 그의 정치적 비중으로 보아 당내는 물론 민추협과 신민당, 그리고 정국에도 상당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도 지난번 정기국회의 헌법관계특위 협상이 끝내 좌절되고 만것과 관련, 신민당의「이인삼각」체제에 대한 변화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김씨의 입당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노태우대표가 이민우총재의 당의사 경정능력이 없음을 들어 대화상대로는 부적합하다고 시사한 춘천·대구발언도 상당한 배경이 있는 것처럼 해석되었다.
그가 입당하면 비록 고문이란직함을 갖고 있더라도 당내 역학관계에는 큰 변화가 예상되고 이른바 당의 실세화가 이뤄진다고 볼수 있다.
따라서 그의 입당후 여야대화도 그 수준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이와 함께 당내 비주류는 상대적으로 격상될 것이며 대여투쟁의 양을 달리하게 되는 동교상도동간의「틈바구니」를 집중 공략, 자신들의 실 당을 확대해 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다.<이재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