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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네이버, 협력하던 스타트업 번역서비스 베꼈다”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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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참여번역Q

네이버가 협력 관계이던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소셜번역 플랫폼 ‘플리토’는 7일 네이버가 지난달 중순 출시한 참여번역Q가 플리토의 서비스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번역Q는 네이버 사전 사용자들끼리 번역 서비스를 주고받는 집단지성형 서비스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버 참여번역Q를 한시간 정도 써보니 플리토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과정이 너무 유사하다”며 “우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네이버 어학사전·전문정보팀이 플리토와 똑같은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데 놀랍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사용자들이 번역을 요청할 문장을 찍은 사진이나 음성을 업로드하게 한 서비스 모델 등이 모두 플리토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2012년 설립된 플리토는 모바일 앱과 웹을 통해 집단지성 방식으로 사용자들끼리 외국어 번역서비스를 주고 받는 플랫폼이다. 일정 비용을 제시하고 플리토에서 번역을 요청하는 사용자들과 해당 금액을 받고 번역을 하려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현재 170개국에서 550만명이 사용하는 플리토는 2000만건 이상의 번역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기계번역을 기반으로 하는 구글·네이버 번역보다 정확하고 사용자들이 재빠르게 번역 서비스를 주고받는 실시간성이 우수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플리토는 사용자들이 올린 방대한 번역 데이터를 ‘네이버 사전’에 2014년부터 판매해왔다. 네이버 사전의 예문으로 플리토의 번역 사례들이 쓰인 것이다. 플리토 측은 참여번역Q를 출시한 네이버 담당 팀이 플리토로부터 2년 이상 번역데이터를 구매하고 플리토 서비스와 네이버 사전의 협력을 논의했던 팀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2014년 5월 첫 미팅 이후 계속 만나왔던 네이버 사전팀은 줄곧 ‘네이버는 자동번역 개발에 집중하고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는 네이버가 진출할 분야가 아니다’고 했었는데 바로 그 팀에서 이런 유사 서비스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서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대단치 않게 여기는 한국 문화가 스타트업의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며 “‘스타트업이 하는 서비스 정도는 두 달이면 그대로 만들 수 있다’고 여기는 대기업들이 많은데 이는 법으로 제재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는 ‘네이버 지식인(iN)’ 등 유사 서비스들이 그전에도 이미 있었듯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며 “플리토 서비스와 참여번역Q의 구체적인 유사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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