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양식 따라 달라져가는 풍속도|〃김장을 대신 담가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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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겨울 식탁의 주인은 뭐니뭐니해도 역시 김장김치다.
요리연구가들이 서울지방을 중심으로한 금년도 김장의 최적기로 꼽고 있는 기간은 이번 주말∼12월 첫주.
아파트등 주거환경이 달라지고 핵가족화로 생활양식이 변화하면서 김장의 풍속도도 매년 바뀌어 가고 있는데 금년에는 각 가정으로 출장, 김장을 대신 담가 주는 전문 조리사가 새로 선을 보이는가 하면 회원들끼리 함께 김장을 담가나눠 먹는 곳도 생겨났다.
현재 김장 전문 조리사를 가정으로 출장 파견하고 있는 곳은 삼미농산 김장에 서투른 새댁들의 편의를 위해 올해 처음 마련했다는 이 제도는 배추김치와 총각김치를 가정에서 준비한 재료로 담가 주기만 하고 또 재료구입에서 담그기까지 일체를 도맡기도 한다.
재료가 준비됐을 때는 조리사1인당 1만원. 통상 김장을 담그는데 이틀이 걸리므로 일당으로 따지면 5천원이 되는 셈이다.
재료구입까지 김장 일체를 도맡을 경우 배추김치 40포기 60kg을 기준으로 6만∼8만원선.
재료는 삼매농산에서 확보된것을 쓰는데, 배추는 전북 삼례, 무우는 충남 공주와 전북 고창, 고추는 전북 임실, 생강은 전북완주, 마늘은 충남 서산, 새우젓은 전북 부안·군산, 멸치젓은 전남 여수산이다.
출장 전담 조리사는 모두 5명. 따라서 이를 이용하려면3∼4일 전에 미리 예약해야한다.
한편 대한주부클럽연합회 (회장 김천주) 는 입맛이 서로 비슷한 회원들끼리 김장을 함께 담가 나눠 갖기를 처음으로 시도할 계획.
이 회 박은애사무처장은 『요즘에는 식구들이 별로 많지 않고 먹는 양도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김칫소등 김장 채비틀 하는데 손이 많이가 사흘은 걸린다』 고 말하고『함께 담그면 시간과 경비를 줄일수 있어 마련했다』 고 설명했다.
주부클럽측은 각 회원 가정에서 필요한 양에 따라 3만∼5만원의 예치금을 미리 내도록 한다음 김장을 담가 소요경비의 추가분을 계산하는 식으로 운영할 계획.
배추김치·깍두기·알타리김치·보쌈김치등 7종류로 11윌말부터 내년2월까지 3회로 나눠 담근다.
삼매농산과 주부클럽은 이와함께 아파트 등에서는 김장 보관이 어려운 점을 감안, 대신보관도 해준다.
삼매농산은 공장이 있는 전북전산에 독을 묻고 각 가정의 명패를 붙여줄 예정인데 소유주가 이틀 전에만 연락하면 운송료 없이 배달해 준다는 것. 주부클럽도 서울남산동 주부클럽생활관에 김장김치를 보관하고 10일에 한번씩 원하는 양만큼 회원 가정에 공급해 준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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