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T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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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가트(GATT)는 이제까지 신문기자 시험문제의 하나로나 각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25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가트는 사정이 좀 다르다.
세계 무역의 천하대란시대에 국제무역 관계를 조정하는 유일한 기구인 가트의 움직임은 주목하지 않을수 없다. 그동안 국제통화질서 안정의 기초가 되어 온 IMF(국제통화기금) 체제와 함께 가트는 전후 국제 경제의 골격이 되어 온것이 사실이다.
가트의 창립정신은 자유무역이다. 세계 모든 나라들이 자유로운 무역을 통해 전세계 무역 규모를 확대하고 국제경제의 번영을 꾀한다는 것이다.
IMF와 GATT는 철도의 평행 레일과 같은 존재다. IMF는 외환면에서 제한적, 차별적인 외환관리를 금지하며 통화의 안정 수단을 통해 무역에 뒤따르는 제한적인 여러가지 조치들을 막는다. 한편 GATT는 관세율의 인하를 통해 전세계의 무역 규모를 늘려가고, 결국 국제경제의 번영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1947년 10월30일 유엔무역고용준비위가 주선해 미·영등 23개국이 가트협정에 조인했다. 그때만 해도 이들은 이상감에 넘쳐 있었다. GATT란 관세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의 영문 약자.
그후 세계 여러나라들이 너도 나도 여기에 가입해 지금은 회원국이 1백개국이나 된다.
그동안 가트는 무역 증대에 기여한바 적지 않았다. 이른바 케네디라운드(64∼67년)니, 동경라운드(73∼79년)로 불리는 관세율 인하조치가 있었다. 케네디 라운드는 3만개 품목, 동경라운드는 2만7천개 품목의 평균 관세율을 35% 및 33%로 내리는데 성공했었다.
한편 가트 발족 당시 30%가 넘던 선진국 평균 관세율도 10%로 끌어 내릴수 있었다.
물론 일본 같이 기기묘묘한 비관세 장벽을 쌓아 가트의 눈을 피하는 상술을 써서 수지를 맞춘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1958년 10월 가트에 가입했다. 이때 우리나라와 함께 가입한 나라 가운데 서독, 오스트리아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나라는 60연대의 수출입국정책과 함께 가트 가입의 덕을 본셈이다.
오늘세계는 보호주의 파고속에서, 특히 성장적개도국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자유무역의 슬로건을 외치던 나라들이 자유무역을 가로막는 일들을 너무도 당연한 일인양 종횡무진으로 하고 있다. 게다가 뉴 라운드를 구상한다는 명분으로 개도국 수출 상품의 취약한 부문을 공략하려고한다. 세계 경제는 40연대 이전으로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려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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