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폭우에 노인 4명 탄 승용차 하천 추락 전원 실종… 비 피해 속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정선군 남면 광덕리 인근 하천에서 소형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린 채 발견됐다 [사진 강원도소방안전본부]

밤사이 강원과 충북지역에 몰아친 폭우로 60~70대 노인들이 실종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정선경찰서 등에 따르면 5일 오전 3시쯤 정선군 남면 광덕리 인근 하천에서 소형 승용차가 급류에 휩쓸린 채 발견됐다. 이 차량에는 운전자 김모(79)씨와 권모(77·여), 이모(68·여), 유모(67·여)씨 등 마을 주민 4명이 타고 있었다. 발견 당시 차량 안에는 탑승자가 없었다.

이들은 4일 오후 9시쯤 마을 경로당에서 민요 연습을 마친 뒤 김씨의 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아무도 집에 들어오지 않아 권씨의 조카가 경찰에 신고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마을 경로당에서 7~8㎞가량 떨어진 하천에서 차량을 발견했다. 당시 차량은 유리창이 깨지는 등 심하게 파손돼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4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하천 주변을 수색 중이다.

낙석과 토사가 유출돼 통행이 통제되는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4시20분쯤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인근 도로에 40t의 낙석이 발생해 이 구간 도로 통행이 부분 통제됐다. 인제군은 굴삭기 등 중장비를 투입해 응급복구 작업 중이다. 평창군 대화면 상안미리 인근 도로에서도 자정쯤 20t의 토사가 유출되면서 3시간가량 통행이 통제되는 불편을 겪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4일부터 이날 오전 11시 현재까지 내린 비의 양은 향로봉 226㎜, 미시령 246㎜, 인제 197㎜, 정선 175㎜, 삼척 원덕 174㎜, 춘천 169㎜, 태백 157㎜, 평창 156㎜, 영월 149㎜ 등이다.

폭우가 계속되자 춘천댐과 의암댐은 올 들어 처음으로 수문을 열었다. 춘천댐과 의암댐은 오전 10시30분부터 수문 1개씩을 열고 각각 초당 688t과 375t을 방류하고 있다. 춘천댐과 의암댐이 수문을 여는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충북은 4일부터 5일 오전 7시까지 최고 196㎜의 장맛비가 내려 농경지 침수와 토사 유출 등 피해가 있었다. 보은 196.5㎜, 제천 178.5㎜, 옥천 176㎜, 괴산 160.5㎜, 청주 153.6㎜ 등에서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 비로 청주와 괴산 지역에서 논·밭 4.08㏊, 비닐하우스 2.06㏊가 침수됐다. 청주시 현도면 비닐하우스 단지에는 농로가 침수돼 통행이 제한됐다.

4일 오후 10시쯤 옥천군 군서면 월전리 도로가 60m 구간이 무너지면서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남일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토사가 쏟아져 내려 한 때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비는 잠잠해져 충북에 내려진 호우 특보는 오전 6시에 모두 해제됐다.

춘천·청주=박진호·최종권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