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벨상 받은 홀로코스트 생존 작가 엘리 비젤 별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기사 이미지

엘리 비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 작가인 엘리 비젤이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자택에서 별세했다. 87세.

루마니아계 유대인인 비젤은 15세 때인 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끌려갔다. 1년 뒤 독일이 패전하면서 풀려났지만 수용소에서 부모를 잃었다. 비젤은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소르본 대학을 졸업했다. 어린 나이에 고아가 돼 궁핍했던 그의 삶은 56년 자신의 경험을 담은 회고록 『나이트(Night)』를 출간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이 책은 전 세계 30개 국어로 번역되며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드러내는 기폭제가 됐다. 이후 비젤은 저술과 강연에 매진하며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알리고 인종 학살에 맞서 싸웠다. 그 공로로 8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노벨상 수상 연설에서 “침묵은 악인들에게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비젤은 인류의 양심”이라고 추도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