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32년간의 도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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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4년마다 지구촌을 열광시키는 월드컵 축구-. 그 본선의 길이 마침내 열렸다.
올림픽 메달보다 더 값지다는 월드컵의 행운이 한국에 손짓을 하고있는 것이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은 끝없는 좌절과 아픔의 연속이었다. 32년간의 피나는 노력, 또 거듭된 악운을 떨치고 이룬 영광이기에 그 감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악몽같은 페널티킥 실축으로 호주에 패배, 마지막 관문서 좌초하기도 했고 그 다음번 또 호주와 만나 홈에서 2골을 선취한 뒤 후반서 동점을 허용한 끝에 홍콩 재경기서 패배, 다잡았던 티깃을 놓치기도 했다.
80년대 들어선 중동의 오일달러 위세에 눌려 월드컵축구는 한국과는 인연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동안 한국축구를 괴롭혔던 악운은 금년 들어 되풀이되는 듯했으나 말레이지아가 네팔과 비기면서 행운으로 바뀌었고 다시 힘을 낸 한국은 절망의 벽을 깨고 무서운 위력을 발휘, 끝내 대야망을 이룬 것이다.
그 도전의 자취를 되돌아보면-.
▲54년 스위스대회 = 아시아 예선에서 한국은 일본과 1차전을 2-2로 비긴 뒤 2차전서 5-1로 대승,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다. 본선에서는 헝가리에 9-0, 터키에 7-0으로 완패, 뚜렷한 실력차를 보였다.
▲58년 스웨덴대회 = 협회의 행정미스로 참가 신청시한을 넘겨 출전하지 못했다.
▲62년 칠레대회 = 유고와 같은 조에 편성되어 일본을 2-1, 2-0 으로 이긴 후 유고에 결국 5-1, 3-1로 패해 탈락했다.
▲66년 런던대회 = 아마·프로규정에 묶여 예선조차 참가하지 못했다. 북한은 본선에 나가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포르투갈에 5-3으로 역전패했다.
▲70년 멕시코대회 = 호주·일본과 더블리그를 벌여 1승 1무 1패를 마크, 선두 호주(2승 l무)와 최종 2차전에서 맞선 결과 이국찬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배를 들고 말았다.
▲74년 뮌헨대회 = 1차 관문을 통과한 한국은 준결승에서 이스라엘을 1-0으로 격파, 결승에 진출. 호주에 어웨이서 0-0, 홈경기에서 2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 결국 3차전 (홍콩)에서 1-0으로 패해 본선진출의 꿈이 무산됐다.
▲78년 아르헨티나대회 = 이스라엘과 홈앤드어웨이 경기로 대결, 서울에선 0-0으로 비기고 텔아비브에서 3-1로 패배, 탈락했다.
▲82년 스페인대회 = 쿠웨이트예선에서 한국은 말레이지아·태국을 연파하고도 쿠웨이트에 2-0으로 덜미가 잡혀 초반 탈락했다.
▲86년 멕시코대회 = 한국은 3조 A그룹에서 밀레이지아·네팔을 물리치고 진출, 인도네시아에 이어 일본에도 연승. 통산 7승 1패.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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