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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당권 도전 첫 출사표 냈지만 비박계선 ‘최경환 대항마’ 계속 찾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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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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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9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전당대회 첫 공식 출마선언자가 비박근혜계에서 나왔다. 당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 불발카드가 됐던 김용태(사진) 의원이다.

구인난 속 나경원·오세훈 등 거론
김 “페이스메이커가 1등 할 수도”

김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 대표, 세대교체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3선이지만 48세다. 20대 국회의 의원 평균 나이(55.5세)와 비교해서도 젊다. 여당 내 소장·쇄신파로 활동해 왔다. 친이명박계로 2008년 18대 총선 때 처음 당선됐지만 이명박 정부를 향해 “오만과 독선”이라는 쓴소리를 퍼부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도 쓴소리맨으로 통했다.

이 때문에 4·13 총선 참패 직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되기도 했지만 친박근혜계의 조직적인 반발 때문에 전국위원회 추인을 받지 못했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총선에서 민심의 냉엄한 심판을 받고도 잘못을 고치지 못하는 당을 대선에서 국민이 지지할 리 만무하다”며 “뼈를 깎는 혁신으로 제2창당을 이뤄내고 꺼져 가는 정권 재창출의 희망을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부터 6개월 이상 대선후보 경선 실시 ▶당권(당 대표)-대권(대선후보) 분리규정 완화를 통한 대선후보군 재건 등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수직적 당·청 관계를 고치겠다”며 “당 대표가 되면 6개월 내에 공천제도를 과감히 개혁하겠다”고도 밝혔다.

비박계 내에선 김 의원의 혁신성은 높게 평가하지만 중량감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한 비박계 의원은 “김 의원이 개혁적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당 대표감’인지를 놓고는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현실화될지 모를 친박계 ‘최경환 변수’에 맞설 대표 주자론 ‘스몰사이즈’가 아니냐는 뜻이다. 그렇다고 마땅한 당 대표감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데 비박계의 고민이 있다.

비박계는 조만간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정병국 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다. 정 의원은 5선인 데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까지 지냈지만 당내 선거 경험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비박계 내에서는 ①정병국·김용태 단일화론 ②나경원 대타론 ③오세훈 구원투수론 ④김형오 전 국회의장 영입론 등 다양한 대안론이 쏟아지고 있다.

김용태 의원은 이런 우려에 대해 “내 유일한 취미가 마라톤 완주”라며 “몸 상태가 좋은 페이스메이커(속도 조절용 보조 주자)가 1등을 차지하는 경우도 마라톤에선 허다하다”고 주장했다.

남궁욱·박유미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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