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로보어드바이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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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로봇(Robot)’과 자문 전문가를 뜻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사람이 아닌 프로그램(로봇)이 자산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에 투자 맡기는 거죠
빅데이터 활용한 시스템으로
고객 자산운용하고 투자도 자문

여러분 손에 큰 돈이 생긴다면 이 돈을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시중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내도록 운용할 지 고민이 될 겁니다. 지금까지는 돈 굴리는 일은 프라이빗 뱅커(PB)라는 전문가 사람이 맡아 왔지요. 이제 이 고민 해결에 로보어드바이저도 나서게 됩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르면 올해 11월부터 증권사 직원이나 은행원이 아닌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가 소비자의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하거나 직접 자문을 해줄 수 있게 됩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그럼 어떻게 자산을 관리하는 걸까요. 사전에 설계된 알고리즘과 금융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자동으로 자산을 관리합니다.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사전에 계획된 대로 투자 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이미 운용 중인 ‘시스템 트레이딩’과 닮은 점이 있습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일정한 매매 규칙에 따라 금융상품을 사고 팔아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쉽게 말해 특정 종목의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 등 다양한 매매조건을 프로그래밍화해 입력한 뒤, 산 가격과 비교해 일정 폭이 하락할 경우 더 사들이고 일정 폭이 상승하면 파는 방식입니다. 매매 결정은 컴퓨터가 할 수도 있고 투자자가 할 수도 있지요.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이보다 진화한 시스템입니다. 투자자가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이익을 실현하려는 성향인지, 안전한 게 운용하는 성향인지 등을 고려해 투자할 상품의 구성을 고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5 글로벌 자산관리 비즈니스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2014년 140억 달러에서 2019년 2550억 달러까지 커진다고 합니다. ‘로봇에게 내 돈을 묻는 시대’가 코 앞에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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