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명물 월도프 아스토리아, 콘도로 변신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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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랜드마크 중 하나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고급 콘도미니엄으로 변신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지난 2014년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한 중국 안방(安邦)보험그룹이 전체 객실의 75% 가량을 주거용 콘도미니엄으로 개조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최대 3년간의 리모델링이 끝나면 현재 1413개 객실 가운데 300~500개 객실만 럭셔리 스탠더드룸으로 개조해 호텔로 사용하며 나머지는 일반에 판매된다.

WSJ는 객실 축소에 따라 안방보험그룹이 현재 1500명에 달하는 호텔 직원 가운데 수백여 명을 정리 해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전 소유주인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와 안방보험그룹이 당분간 호텔을 공동 경영하고 재개장 때까지 고용계약 해지 문제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년 전 19억5000만 달러(약 2조 3065억원)에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인수한 안방보험그룹은 리모델링에 추가로 10억 달러(약 1조 183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1931년 개장한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은 뉴욕 맨해튼 파크 애비뉴 한 블록을 차지한 대표적 건축물이자 최고급 호텔이다. 메릴린 먼로, 앤디 워홀 같은 유명인사들이 스위트룸에 머물며 호화 파티를 열었고, 허버트 후버 대통령 이래 미국 대통령들도 유엔 총회 등 뉴욕을 방문할 때 이곳을 숙소로 사용했다.

하지만 안방보험그룹 인수 이후인 지난해 유엔총회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통을 깨고 뉴욕 팰리스 호텔에 묵었다. 백악관 측은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도청 등 보안문제를 우려한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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