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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의 힘] “대전을 철도문화 메카로” 시민 한마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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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대전역 동광장에서 권선택 대전시장(왼쪽에서 둘째)과 시민들이 철도박물관 유치를 위한 서명을 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55만 명 서명 국토부에 전달
우리나라 철도산업 중심지
철도 문화·역사 콘텐트 다양

정부가 추진하는 국립철도박물관 유치를 놓고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국립철도박물관 건립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대전역 인근을 철도문화메카로 만들겠다”고 했다. 국립철도박물관은 사업비만 10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다. 체험·관광자원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말 개관 예정인 국립철도박물관은 철도역사문화관·철도산업과학관·어린이 철도테마파크 등 철도의 역사와 미래를 한 곳에서 보고 즐길 수 있는 시설로 꾸며진다.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총력

국토교통부는 철도박물관 후보지를 공모했다. 그 결과 대전·강원 원주·경기 의왕·충북 청주·전북 군산 등 전국 11곳이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가운데 대부분 지역은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대전은 시만 55만명의 서명을 받아 지난 20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대전시의회도 국립철도박물관 유치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통령 공약 이행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대전시는 대한민국 철도산업의 중심지이자 철도와 관련된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대전은 1905년 경부선 개통으로 생긴 도시다. 이어 1912년 호남선이 개통하면서 교통의 도시로 발전했다. 대전시 동구 소제동 철도 관사촌은 대전 철도 역사의 현장이다. 1930년대 일본인 철도 기술자들의 숙소로 조성된 이 곳은 현재 40채 정도가 남아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관사촌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다.

경부선 개통으로 탄생한 철도역사 현장

1959년 대전역은 다시 한번 역사적 장소가 됐다. 그 해 발표된 안정애의 ‘대전 부르스’가 히트를 치면서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된 것이다. 이 노래는 작사자 최치수 씨가 대전역에서 애절하게 헤어지는 연인을 보고 작사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대전 부르스 음반은 전국적으로 주문이 쇄도했다. 제작사 신세기 레코드는 야간작업까지 하면서 음반을 만들어내야 했다. ‘대전 부르스’의 히트에 힘입어 1963년에는 이 노래를 주제가로 한 영화 ‘대전발 0시 50분’이 제작됐다. 또 대전역하면 대전의 명물 가락국수도 빠트릴 수 없다.

대전역 인근에는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 본사 쌍둥이 건물이 있다. 이 사옥은 대전이 철도의 메카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2500여 명의 철도 관련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대전시는 철도 박물관 입지로 동구 신안동 일원 7만 768㎡를 내세우고 있다. 대전시 박월훈 도시재생본부장은 “이곳은 인근에 철도 관련 시설이 집적화돼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대전역과 서대전역을 연결하는 대전선 철길에 증기기관차를 운행하고 소제동 철도 관사촌과 철도보급창 복원, 옛 증약터널 철도공원화 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국립철도박물관을 전국 명소로 부각시킬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국립철도박물관이 대전에 왜 필요한 지를 정부와 정치권에 적극 알려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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