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발언내용 싸고 대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회본회의는 대 정부질문 사흘째인 17일 하오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김정길(신민) 남재희 (민정) 의원의 정치분야 질문을 벌일 예정이나 민정당이 야당의원의 발언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강경대처키로 방침을 세워 본회의가 정상운영 될지 의문이다.
민정당은 특히 16일 미리 입수한 김 의원 발언내용을 검토, 정부의 정통성문제와 국가원수 등에 관련해 원색적인 표현과 악성루머 등이 포함돼있다고 보고 야당 측에 발언자제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신민당 측은 발언골자는 발언자 본인에게 맡긴다는 입장을 보이고 김 의원 본인은 발언의 부분적인 사전조정에만 응하고있다.
민정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질문에 들어가기 전에 의사진행발언으로 일부 야당의원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의장에 대해 국회법에 따른 엄격한 회의진행을 요구키로 했으며 야당의원의 질문도중 문제발언이 나올 경우 본회의를 정회시키기로 방침을 정했다.
민정당과 신민당은 16일에 이어 17일 본회의가 열리기까지 각각 당직자회의· 총무단회의 등을 열어 발언파동 방지대책을 강구하는 한편 여야총무단 접촉을 벌였다.
민정당 김 의원뿐 아니라 이제까지의 야당의원 발언에 의회인으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원색적 표현이 있을 뿐 아니라 시중 악성루머를 그대로 옮기고 있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당으로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앞서 16일 김태룡(신민) 정창화 (민정) 김정길 (신민) 남재희(민정) 의원순으로 4명의 대 정부질문을 벌이려던 국회본회의는 표면적으로는 「슐뤼터」 덴마크수상을 위한 만찬행사를 이유로 내세웠기만 실제로는 야당의원 발언조정을 위한 절충시간을 벌기 위해 김태룡·정창화의원 질문만 듣고 나머지2명의 질문과 정부측 답변은 17일로 연기함으로써 남은 외교· 안보, 사회· 문화, 경제1· 2의 질문일정은 모두 하루씩 순연됐다.
야당측 문제발언에 관한 여당측 대책회의와 여야절충 등으로 예정시간보다 1시간45분 늦게 시작된 16일 대 정부질문과정에서 여야의원들은 각기 상대당질문자의 발언 중 개헌문제·광주사태· 정권정통성· 권력주변 등 민감한 문제에 관한 언급이 나올 때마다 이의를 제기해 고함과 야유, 심지어 욕설까지 교환함으로써 시종 극도로 격앙된 분위기를 빚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